넥센 히어로즈 좌완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은 팀 승리의 숨은 공신이었다.
넥센은 지난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회 터진 강정호의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넥센은 7전4선승제의 시리즈에서 선승을 거뒀다.
밴 헤켄은 이날 삼성 선발로 나선 에이스 릭 밴덴헐크와 맞대결을 펼쳤다. 밴 헤켄은 3회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중월 투런포를 맞고 2-2 동점을 허용했으나 이날 단 3안타만 허용하며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초반 직구 제구에서 고전하기도 했지만 3회 홈런 이후로는 12타자 연속 범타로 에이스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밴 헤켄은 이날도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두는 데 실패했다. 밴 헤켄은 플레이오프에서 2차전에 등판해 7⅓이닝 3실점(2자책)했으나 팀의 2-9 패배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에도 2경기 11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득점 지원을 한 점도 받지 못하고 1패를 안았던 밴 헤켄이었다.
그의 현재까지 포스트시즌 성적은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2.55. 불운하다고도 말할 수 있지만 밴 헤켄은 이날 팀이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거둔 뒤 마운드로 나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동료들의 위로 섞인 장난도 웃으며 받아들였다. 팀의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밴 헤켄은 올 시즌 20승(6패)을 거두며 팀 타선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그가 항상 하던 말이 "승리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타자들에게 고맙다. 내가 하는 역할은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던지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승리투수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그의 말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진심이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밴 헤켄은 3일 휴식 후 4차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2차전 선발 등판 후 이틀 쉬고 4차전 구원 투수로 자원 등판한 바 있는 밴 헤켄이다. 팀의 승리는 밴 헤켄을 웃게 하고, 팀을 위한 밴 헤켄의 묵묵한 등판은 넥센을 웃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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