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의 이제훈과 한석규가 미친 연기대결을 펼치고 있다. 3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두 사람의 신경전은 이제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이제훈과 한석규가 만나면 공기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SBS 수목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은 이제 3년 후로 옮겨갔다. 이선(이제훈 분)의 눈빛은 달라졌고 영조(한석규 분)를 대하는 태도 또한 변화가 생겼다. 영조도 마찬가지. 권력을 향한 집착은 줄어들지 않고 이선의 도발에 더 맞섰다.
이제훈과 한석규는 거칠면서 강하게 캐릭터를 끌고 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빈틈이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의 빈틈도 찾아볼 수 없다. 시청자들을 단번에 몰입시킬 정도로 섬세하게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다. 눈빛, 대사, 표정 등 무엇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들이 만나서 기싸움을 펼칠 때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이날도 이제훈과 한석규의 투샷은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로 진했다. 서로 바라보면 불꽃이 튀었고 시청자들마저 긴장하게 만들어 버리는 두 사람의 신경전은 팽팽했다. 극 중 영조와 이선은 서로 정적을 선언했던 상황. 영조는 대리청정을 백지화하고 이선에게 부여한 권한을 모두 폐지하고 세자의 권력을 약화시켰다. 여기에 이선에게 동궁전에서 자숙을 명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앞서 3년 전 이선과 영조의 갈등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영조의 비밀을 알게 된 이선은 과거의 이선이 아니었다. 3년 동안 영조 몰래 일을 꾸리고 있었다. 김택(김창완 분)을 자신의 편으로 삼을 만큼 성장했고 일부러 방탕한 척을 하며 노론 자제들과 어울렸다. 이에 불안한 건 영조. 영조는 그런 이선을 본격적으로 경계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두 사람이 부딪히는 횟수가 많아졌다.
영조는 모든 음식을 거부하고 이선이 용서를 빌도록 했다. 하지만 이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용서를 비는 척 했다. 이선은 영조를 걱정하는 척했고 영조는 이선이 스스로 스승을 정하는 것을 걸고 넘어졌다. 그러나 이선은 영조의 명을 거절했다.
이후에도 영조는 청나라와의 충돌을 이용해 이선을 곤경에 빠뜨리게 하려고 일을 맡겼다. 하지만 이를 당하고만 있을 이선이 아니었다. 이선은 정치에 대한 자신의 뜻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영조에게 정면으로 맞서려고 했다.
이선은 영조를 향해 절대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매서운 눈빛을 하고 영조를 바라보며 영조 또한 그런 이선을 비웃으며 그를 어떻게든 고꾸라지게 하려고 발버둥 친다. 단순히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뿐이지만 두 사람의 투샷은 그 어느 장면보다 역동적이다. 그야말로 ‘미친 연기’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큰 액션 없이도 눈빛과 대사, 표정이 한껏 긴장감을 높인다. 이제훈과 한석규의 연기, 보고만 있어도 즐거운 투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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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비밀의 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