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이스라엘 민족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내용이 담긴 성서의 출애굽기 대목을 엑소더스(대탈출)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많은 이들이 동시에 특정 장소를 떠나는 상황을 '엑소더스'라고 일컬는다.
단일팀체제 개편 방안을 공개한 한국 LOL 리그가 2015시즌을 앞두고 휘청거리고 있다. 채광진 이정현 조재환(이상 SKT) 류상욱 원상연 이병권 송의진(이상 KT) 조세형 최인규 허원석 구승빈 배어진(이상 삼성) 강범현(나진) 강경민 김진현 정건희(이상 CJ) 등 각 팀의 굵직굵직한 주전급 선수들이 연달아 팀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한국 지역은 북미 유럽리그와 달리 그 동안 형제팀 체제를 고수하면서 토너먼트방식의 리그를 진행했지만 단일팀 방식의 리그제 개편을 준비하면서 시작도 전에 선수들의 대거 이탈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에서는 리그 개편으로 인한 선수들의 이탈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4일 저녁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LOL 2015 시즌 공청회' 에서는 리그 개편을 앞두고 한국e스포츠협회-라이엇게임즈-온게임넷의 3자협의체에 대한 패널들과 팬들의 질문 공세가 끊이지 않았다. 바람직한 리그 개편을 위한 공청회가 아닌 그동안 3자협의체가 해왔던 모든 일들에 대한 청문회로 비춰질 정도로 공세의 수위가 강했다.
이들의 우려대로 선수들의 이적이나 은퇴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LOL의 경우 이제까지 과정을 돌이켜보면 열에 일곱이나 여섯은 경기력이나 팀내 불화 등으로 프로게임단측에서 등을 떠미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위에 나열된 선수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팀에서 잡으려고 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들 스스로가 팀에서 나가는 걸 원하거나 팀에서 나름 정성껏 준비했던 계약조건을 훨씬 뛰어넘는 요구를 해온 이들도 있다. 심지어는 다른 지역과 팀의 러브콜 등 향후 행보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뛰쳐나간 선수도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일부 팬들의 요구대로 형제팀 체제를 유지하느냐가 옳았다는 지적에 대해 물음표를 다는 것도 가능하다. 과연 형제팀 체제였다면 이들이 남아있느냐는 부분이다. 한국 LOL 시장은 2013년이 되고 나서야 클럽시스템이 아닌 기업팀 시스템이 걸음마를 뗀 상태이다. 사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전년도에 다음 시즌 예산을 정하는 상황에서 출발은 정말 미약했고, 두번째 해인 2014년 수준도 만족스럽게 예산을 잡지 못한 것이 사실.
2015년 역시 기존 2013년과 2014년에 비해서는 최소 5배에서 10배를 넘는 예산을 확보했지만 눈 높이가 확 올라간 선수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삼자협의체의 단일팀 리그체제 변화에 대한 고민은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출발했다. 조금 더 대우해주고, 중국을 비롯해 북미 유럽에서 우리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선수들을 지키고 시장을 조금 더 활성화 하기 위해서 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냐'라는 물음에 '이제라도 외양간을 고쳐서 이런일을 막아야 겠다'라는 답한 삼자협의체. 팬들의 우려대로 떠난 이들은 아쉽지만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면 그 종착역은 결국 파국으로 밖에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리그 시스템을 좀 더 체계화해서 시장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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