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나노스케일의 전자소자로 주목받는 인듐원자선에서 구조결함을 이용해 금속상과 절연체상이 공존하는 기저상태를 발견하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기저상태란 어떤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상태 중에서 에너지가 가장 낮고 안정된 상태를 말한다.
실리콘 반도체 표면에서 인듐 원자들이 일렬로 조립돼 형성되는 인듐원자선의 금속 및 절연체상을 압축변형에 의해 제어가 가능함을 보임으로써 나노 스케일에서의 미래 전자소자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김현중 박사과정생(공동제1저자), 조준형 교수(공동교신저자) 연구팀과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진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의 원자력기반확충사업(전략기초)과 KISTI 슈퍼컴퓨팅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물리학 분야 권위지 피지컬리뷰레터스지(Physical Review Letters) 최신호인 11월 3일자로 게재됐다.
실리콘 표면에 형성된 인듐원자선은 1차원 전자시스템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물리현상을 이해하는 모델시스템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실리콘 표면에 인듐원자들이 일렬로 조립돼 형성되는 인듐원자선은 상온에서는 금속이지만 영하 150도의 저온에서는 절연체로 상전이가 일어나게 돼 전도성을 잃게 되는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있어왔다.
실제로 원자선과 같은 나노구조물을 전자소자로 이용하려면 원자선이 갖고 있는 전기적 특성을 이해해야 하고 또한 원자선의 전기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인듐원자선에 구조결함을 주게 되면 압축변형이 일어남을 밝혔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금속상과 절연체상의 안정성을 유사하게 만들어 금속-절연체 상전이 온도를 낮추는 결과를 주고 이로 인해 극저온에 도달해서도 금속상과 절연체상이 안정된 형태로 공존하는 이른바 상분리상태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저상태를 발견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상분리된 인듐원자선에 외부전기장을 인가해 전기장의 극성에 따라 금속상과 비금속상의 상전이를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 이론을 이용한 정밀한 계산을 통해 인듐원자선에서 구조결함이 존재할 때 압축변형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금속상과 절연체상의 에너지 차이가 줄어들게 됨을 보임으로써 실험에서 관찰된 상분리 기저상태를 설명할 수 있었다.
더욱이 연구팀은 상분리 기저상태에 있는 인듐원자선에 외부전기장을 가해 금속상과 절연체상을 제어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였고 그 원인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즉, 실리콘 표면에서 금속상과 비금속상으로 존재하는 인듐원자선이 형성하는 쌍극자 모멘트의 크기가 서로 달라 외부전기장이 가해졌을 때 정전기 상호작용의 크기에 차이가 생겨서 금속상과 절연체상의 에너지 차이를 외부전기장을 통해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혔다.
쌍극자란 음이온과 양이온들의 중심이 공간적으로 서로 벗어나 분극 되어 있는 상태. 인듐원자선에서의 쌍극자는 인듐원자가 실리콘 표면에 흡착하면서 전하가 이동하여 형성된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래 나노 전자소자로 주목 받고 있는 1차원 인듐원자선에서 금속-절연체 상태가 공존하는 새로운 기저상태를 발견했 이를 구조 결함 및 외부전기장을 통해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 향후 차세대 나노 전자소자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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