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말 많은 월화드라마 KBS 2TV'내일도 칸타빌레'가 전환점을 맞이했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이후다.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바뀐 모습이지만 과연 이 드라마의 문제는 각색이였을까, 아니면 현지화에 실패한 캐릭터였을까란 생각을 다시금 상시킨다.
그간 '내일도 칸타빌레'는 각색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막강 팬덤을 거느린, 만화를 바탕으로 만든 일본 원작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건드리는 것 조차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인 드라마였기에, 과연 어떻게 한국형으로 재탄생될 지 주목됐던 바다.
첫 방송에서부터 큰 호기심 만큼 불만 또한 컸다. 주된 이유는 각색이였다. 캐릭터는 원작의 만화적 상상력과 코믹함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드라마 자체는 원작과는 다른 정극 분위기라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는 쓴소리도 있었고, 정서적으로 일본 드라마의 현지화 정착 실패란 말도 나왔다. 여기에 주인공들의 케미스트리, 인간의 성장을 녹여내는 연주신 등이 비판을 받았다. 리메이크 면에서 현재 방송 중인 웹툰 원작 tvN드라마 '미생'과 비교하는 시선도 있었다.

특히 그 문제점 지적에 있어서 눈에 띄었던 것은 캐릭터. 타이틀에서부터 주인공임을 내세우는 '설내일'(심은경)은 가장 도마 위에 올랐다. 아무래도 일본 배우 우에노 주리의 노다메가 워낙 강렬했던 탓에 심은경은 비교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 컸지만, 캐릭터 자체가 공감을 사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거의 쓰지 않는 "오라방~"이란 호칭을 쓰는 판타지형 캐릭터에 심은경의 연기까지 어색해보인다는 평이 잇따랐다.
그런데 드라마는 배우 박보검이 나타나자 전환을 맞는 분위기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박보검은 원작에 없는 캐릭터라는 것.
이 박보검이란 배우 자체가 가진 매력을 넘어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굉장히 한국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3일 첫 등장한 이윤후란 캐릭터는 줄리어드 음대생이자 매너있고 젠틀한 성격의 소유자로 학벌, 외모, 성품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함으로 '퍼펙남'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윤후는 따뜻하고 달콤하다. 여유로운 미소로 일관하며 S오케스트라 단원의 눈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등 아름다운 협연을 만들어내고 신들린 지휘를 선보이지만 그 동안 첼로 연주에 대한 망설임이 왼손의 극심한 염증으로 인한 것이었음이 드러나는 등 내면적 아픔까지 지녔다. 방송 이후 '볼매', '포텐 터졌다', '완벽한 기폭제' 등 들뜬 반응들이 상당하다.
이윤후는 사실 큰 틀에서 보자면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자 2번 캐릭터다. 설내일을 두고 차유진(주원)과 삼각관계를 이룬다. 남자주인공을 위협하는 또 다른 남자의 등장으로 드라마는 급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의 성격을 지니게 됐다.
물론 시청자들이 러브라인 하나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박보검의 탁월한 '맘보' 지휘신에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감탄했다는 호평도 있고 박보검의 등장에 '숨통이 틔어진 느낌'이란 반응도 있다. 어쨌든 현재까지 박보검이 가장 강렬한 명장면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히든카드가 통한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드라마 자체가 자리잡혀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출연하는 젊은 배우들이 연기력 면에서는 다들 우선 순위를 둘 수 없는 연기자들임에도, 주연 배우들에게는 연기력 문제까지 거론되며 호불호가 나뉘는 반면 박보검에게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각각 다른 가치의 잣대로 평가되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케도 한다. 혹시 원작팬들의 반작용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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