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상 "아이유와 콜라보, 영광이지만 넘어야할 산"[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11.05 15: 44

가수 윤현상(20)은 특별했다. 피아노로 곡을 쓰는 보기 드믄 젊은 싱어송라이터이며, 그가 가진 감성 또한 20대 초반의 또래 아티스트들과는 달랐다. '그리워 보고 싶어'라는 첫마디만 들어도 윤현상의 보컬이나 그가 가진 감성이 얼마나 특별한지는 깨달아진다.
윤현상은 지난달 30일 데뷔 앨범 '피아노포르테'를 발표했다. 온전히 자작곡으로 데뷔 앨범을 채울 만큼 천천히, 공들여 준비했다. 이미 SBS 오디션프로그램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1'을 통해서 실력을 인정받은 윤현상이지만, 데뷔 앨범을 통해서 또 한 번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5일 오후 인터뷰를 위해 OSEN과 만난 윤현상은 반전이 있는 인물이었다. 음악을 들으며 떠올렸던 이미지와 달리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장난도 잘 친다"고 강조했다. 말을 건네 듯 조심스럽고 담백한 보컬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반듯한 이미지와 소신 있는 말투는 상상그대로였지만, 의외로 "수다를 좋아한다"는 말이 그를 잘 나타냈다.

이번 앨범에는 윤현상의 음악적 아이텐티티가 고스란히 담겼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것을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오랫동안 공들여 작업하면서 완성도 높은 여섯 곡을 윤현상표 음악으로 풀어냈다.
"대체적으로 즐겁게 준비했어요. 답답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혼자 답답하게 생각하면 부담이 될 것 같아요. 음악적인 작업을 위해서 몰두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여행을 다니기도 했죠. 워낙 이야기하고 듣는 것도 좋아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죠.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어요. 급박한 시간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압박이 없었어요. 부담 없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곡으로 쓰면서 작업했어요."
윤현상은 'K팝스타 시즌1' 이후 2년여 간의 데뷔 준비 기간을 거쳤다. 오디션 프로그램 동기였던 백아연이나 박지민, 이하이 등이 먼저 데뷔하며 무대를 누볐지만 크게 초초한 마음을 갖지 않고 그만의 방식으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긍정적인 편인 것 같아요. 뭔가를 할 때 실패에 관한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은데, 멘탈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돼요. 생각의 힘을 믿는 편이죠."
윤현상의 음악이 특별한 것은 또래보다 월등하게 성숙한 감정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카세트테이프로 유재하와 안치환, 김광석의 노래를 들었고, 이때의 감정이 그의 음악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성숙하다는 것이 결국 나만의 철학 같은 게 있는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성숙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라는 직업을 미리 생각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철학과 관점을 갖게 됐다고 생각해요."
이 당시에 들었던 예쁜 가사의 곡들, 윤현상은 그들의 음악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가사 작업에도 유독 신경 쓴다고 말했다. 꼭 경험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발견한 소소한 일상에서도 윤현상의 음악이 탄생되고 있었다.
윤현상은 이런 면에서 가수 아이유와 호흡이 잘 맞았다. 아이유 역시 또래에 비해 성숙한 감성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하고 있는 뮤지션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 윤현상과 비슷한 면이 많아서 인지 아이유가 먼저 윤현상의 데뷔앨범에 지원사격을 나설 정도로, 두 사람은 잘 어울렸다.
"신인으로서 아이유는 정말 위에 있는 아티스트인데 영광이고 고마웠죠.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아이유가 참여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것도 고맙고 좋았어요. 아이유와는 음악과 생각하는 것, 가치관이 잘 맞아서 작업도 재미있게 했어요."
아이유와 윤현상이 함께 부른 곡 '언제쯤이면'은 모던 포크의 감성을 기반으로 완성된 모노톤의 발라드곡. 이별을 겪은 후 시간이 흘러도 쉬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남녀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가사가 먹먹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이 곡은 원래 윤현상의 솔로곡으로 작업됐지만, 곡을 미리 들은 아이유가 좋은 반응을 보이며 먼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다. 결국 레코딩까지 마쳤던 곡을 듀엣곡으로 다시 불렀고, 음원차트 1위를 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아이유의 덕이 컸던 것 같아요. 콜라보레이션을 했을 때 계속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그런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생각해요. 물론 제가 더 열심히 해서 그런 부분은 넘어야할 산 같은 거죠. 아이유 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제가 음악을 하면서 넘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함께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뿌듯한 것 같아요."
음악적인 가치관이 잘 맞는 두 사람은 실제로도 절친한 친구 사이. 윤현상이 소속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좋은 동료로 지내왔다. 평소에는 친구지만 지난 주 음악방송에서 함께 무대에 오르면서 유독 선배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크게 다르지 않아요. 회사 계약했을 때부터 허물없이 지내왔어요. 앨범 준비하면서는 선배 같은 모습이었죠. 음악방송 올라갈 때, 아무래도 무대도 많이 서고 하니까 모니터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노하우 같은 부분을 많이 설명해줬어요. 노련함을 느꼈죠. 많이 보고 배운 것 같아요."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사랑' 이야기라고 밝힌 윤현상은 앞으로 여러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다음 앨범에는 밝은 곡을 더 많이 수록하는 등 또 발전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 완성도 높은 데뷔 앨범을 통해서 뮤지션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은 윤현상이 앞으로 그려나갈 음악 세계가 더욱 기대된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뮤지션이 목표인 것 같아요.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재미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제가 록도 좋아하고, 흑인 음악도 좋아하는데 다음 앨범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또 많은 매체를 통해 제가 소심하고, 조용하기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알리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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