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가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일 방송에서 게스트로 등장한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의 발언이 문제였다.
곽정은은 이날 방송에서 아슬아슬한 발언들로 단숨에 화제가 됐다. 그는 장기하에게 "보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말수도 적어 보이는데 노래할 때 몸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있다.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고 말하거나, 로이킴에게는 "순수해 보이는데 키스실력이 궁금한 남자"라고 이야기했다. 방송 이후 그의 발언은 선을 넘었다는 비판과 함께 성희롱 논란으로 커져갔다.
실로 곽정은의 발언은 그 파장이 컸다. 방송 다음날인 5일 오후까지 곽정은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다. 곽정은은 이날 방송 한번으로 이날 가장 네티즌의 관심을 많이 받은 유명인이 됐다.

논란을 잘 들여다보면, 현재 지상파 예능이 처한 고민이 보인다. 자극적인 것과 진부함 사이, 그리고 지상파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특별한 잣대 사이의 고민이다. 점차 지상파 예능 시청률이 하향 평준화 되는 상황에서 진부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시청자들의 기준은 여전히 엄격하기 때문. 이에 대해 한 지상파 예능 PD는 "케이블이나 종편처럼 과감한 기획을 하고 싶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눈이 무서워 시도도 해보기 전에 좌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털어놨다.
곽정은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 또한 그러하다. 곽정은은 JTBC '마녀사냥'에서 섹스칼럼니스트로 대중적 인사가 된 인물. 19금 토크쇼이니만큼 수위 높은 이야기가 오갔고, 곽정은은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앞장서서 과감한 토크를 펼쳤다. 예를 들어 "남자를 볼 때 엉덩이를 본다"며 "(엉덩이야말로) 힘의 원천이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마녀사냥'은 이러한 야릇하면서도 공감가는 토크로 인기를 얻었고, 곽정은은 인기의 선봉에 선 패널이었다.
'매직아이'에서 곽정은이 했던 발언들은 이보다는 수위가 낮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비판은 '매직아이'로 향했다. 물론 '매직아이'가 19금 방송이 아니었기 때문이지만, 지상파라는 제약 때문이기도 했다.
TV 프로그램은 방송사 내부의 심의를 먼저 거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도 거친다. 또한 가장 중요한 시청자들의 심의가 있다. 지상파는 시청자들의 심의에서 케이블, 종편보다 엄격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지상파 예능 PD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한 발 더 나가자니 이 제약에 걸리고, 물러서자니 지루하다는 평을 받을 것 같고. 쉽게 답이 내려지지 않는 딜레마다.
mewolong@osen.co.kr
'매직아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