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2] 류중일 감독 "작년 기억 하나도 안 나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05 16: 49

작년 삼성은 사상초유의 한국시리즈 우승 스토리를 썼다. 1승 3패 상황에서 3연승으로 시리즈를 뒤집은 최초의 팀이었다.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삼성은 홈 경기였던 1,2차전을 모두 내준 뒤 3차전 승리, 4차전 패배로 벼랑에 몰렸지만 5,6,7차전을 잇따라 잡아내며 통합 3연패를 완성했었다.
올해도 출발은 작년과 똑같다.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4로 패했다. 안타를 4개 밖에 못쳤는데 타격감 되찾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에 지고도 역전우승을 일궈낸 건 30번 중 6번, 20%밖에 안 된다. 삼성이 어려운 상황에 몰린 건 분명하지만 4일 경기 후에도 삼성 선수들은 작년 경험 덕분인지 여유가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5일 2차전을 앞두고 대구구장에서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작년 기억은 하나도 안 난다. 모두 까먹었다"며 머리를 매만졌다. 괜히 상대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인지 류 감독은 역전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일부러 과시하지는 않았다.
류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우리 올해 팀 평균자책점이 4점 정도(실제로는 4.52)였다. 대충 한 경기에 그 정도는 준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제도 4점 내줬으니 투수는 하던대로 했다. 타자들이 못 친게 패인"이라면서 "넥센 투수들이 잘 던지기도 했고, 우리 타자들이 못 친것도 맞다"고 아쉬워했다.
작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류 감독은 이승엽 이야기를 하다가 2013년 한국시리즈 기억을 끄집어냈다. 류 감독은 "승엽이는 못 칠때 보면 야구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인데, 잘 칠때는 또 엄청 무섭다. 국제대회에서도 부진하다가 결정적인 한 방을 자주 터트리지 않았나. 베이징 때도 그랬고, 2002년 한국시리즈도 그랬다"면서 "작년 한국시리즈도 '승엽이가 치면 쉽게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찬스를 자꾸 놓치면서 힘들었다"며 한창 훈련 중이던 이승엽을 바라봤다.
취재진 한 명이 류 감독에게 "(작년 한국시리즈) 기억 안 나신다면서요"라고 농담처럼 묻자 류 감독은 "이상하게 그것만 기억나네"라며 특유의 사람좋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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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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