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시리즈 MVP는 이승엽이었지만 4승 가운데 절반을 책임진 것은 에이스 윤성환이었다. 당시 윤성환은 1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 11⅓이닝을 2실점 1자책점 평균자책점 0.79로 틀어막으며 2승을 챙겼다.
2012년만이 아니었다. 윤성환은 2011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도 선발로 등판, 승패없이 3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에 징검다리를 놨었다. 당시 투수자원이 넘쳤던 삼성은 선발 1+1 전략을 활용, 윤성환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지만 우승에 공헌을 했다.
이처럼 윤성환은 삼성 마운드를 지탱하는 우완 에이스다. 2008년 처음으로 10승투수 반열에 오른 뒤 2009년 14승으로 다승왕까지 거머쥔 윤성환은 2010년 잠시 주춤했지만 2011년 14승, 2012년 9승, 2013년 13승, 2014년 12승 등 꾸준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바로 '태자'다.

하지만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윤성환은 체면을 구겼다. 에이스답게 1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두산 타선에 혼쭐이 나면서 4⅓이닝 2피홈런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5차전에도 등판한 윤성환이지만 2⅓이닝 4실점으로 다시 조기교체를 당했다. 성적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13.50, 삼성이 기적같은 역전우승을 거둔 덕분에 윤성환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그랬기에 이번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윤성환의 각오는 남달랐다. 1차전 선발을 밴덴헐크에게 양보했지만 평소 류중일 감독은 "2차전 선발투수가 더 중요하다. 연패를 끊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윤성환도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윤성환은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등판, 7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꽁꽁 묶으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1차전 밴덴헐크가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 빈공속에 삼성은 패배를 당했는데, 윤성환이 확실히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윤성환의 호투 속에 삼성은 7-1로 승리를 거뒀다.
윤성환의 호투 덕분에 삼성은 1승 1패로 맞춰놓고 서울 원정을 떠날 수 있게 됐다. 1년 동안 설욕을 벼르던 윤성환은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에 등판해 흔들림없는 투구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역시 사자군단의 적통다운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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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