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의 보유자가 된 이승엽(38, 삼성)이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한국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신화’ 이승엽은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터뜨리며 그간의 갈증을 날렸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 2사 2루 상황에서 넥센 선발 핸리 소사의 초구 직구(147㎞)를 제대로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비거리 115m)을 때렸다. 경기 초반 흐름을 완전히 제압하는 한 방이었다.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던 이승엽은 이날 시리즈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한편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14번째 아치를 그렸다. 이는 타이론 우즈(전 두산, 13개)를 뛰어넘는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홈런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경기 후 신기록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다. 나머지 타석에서 어이없는 삼진을 당해서 사실 실망스럽다"라고 입을 연 뒤 "내일 휴식인데 연습을 좀 해서 3차전부터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른 타격을 하려고 한다. 그것밖에 생각이 없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우선 앞으로 타격감을 올려서 내 역할을 할 만큼 해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승엽은 홈런 상황에 대해 "노림수보다는 어제부터 밸런스가 안 좋은 것 같아서 높은 직구에 스윙을 했다. 변화구는 삼진을 먹더라도 직구는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첫 타석에서 가운데 직구가 늦었는데 2번째에는 직구가 오면 무조건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초구 직구가 맞았다"고 떠올렸다.
이승엽은 "어제(4일) 패했지만 동요하지 않았다. 미팅도 없었다"라면서 "오늘 승리했기 때문에 이 기세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분명 1패를 했더라도 지난해 2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위축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라면서 "좋은 결과 날 것이라고 생각했고 예상대로 잘 됐다. 2경기를 해서 게임에 다시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3차전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시리즈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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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