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를 잃은 메이저리그의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39, 뉴욕 양키스)가 금지약물 복용과 성장호르몬 주사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한 일이 또 드러났다.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지역 언론인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지난 1월 미국 약물단속국(DEA) 조사에서 경기력 향상 약물(PED)를 사용한 것을 시인했다. DEA의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로드리게스는 생물학 박사인 앤서니 보쉬를 고용해 테스토스테론 크림과 껌, 성장호르몬(HGH) 주사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았다.
로드리게스가 이러한 약물들을 사용한 곳은 경기장 한 구석만이 아니었다. 로드리게스는 이 보고서에 의하면 하루는 마이애미 지역의 한 나이트클럽의 남성들을 위한 공간에서도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이러한 행위가 특정 공간, 혹은 여러 장소를 오가며 수차례 반복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이 보고서를 인용해 “로드리게스가 성장호르몬 주사를 복부에 투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로드리게스는 보쉬가 자신에게 성장호르몬이 수면, 몸무게 증가와 모발 성장, 시력과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로드리게스의 대변인인 론 베르코위츠는 특별한 성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이애미 헤럴드가 입수한 보고서는 로드리게스의 사촌인 유리 수카트에게서 나왔다. 수카트는 금지약물 사용에 대해 함구하는 대가로 로드리게스로부터 100만 달러를 받기로 약속한 바 있다. 로드리게스로서는 여러모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졌다.
한편 로드리게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62경기 출장 정치 처분을 받은 상태로, 월드시리즈 종료 후 양키스의 로스터에 복귀해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이던 2001~2003년에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을 인정했을 때 야구계의 지탄을 받은 로드리게스는 이번 사건으로 다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복귀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1994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로드리게스는 통산 타율 2할9푼9리에 2939안타 654홈런 322도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자리하고 있었다. 아메리칸리그 MVP를 3차례나 차지했을 정도로 야구계를 대표하는 스타였으나, 약물 스캔들로 인해 지금은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도 불투명해졌다. 약물 부작용과 부상 등 복합적인 이유로 올해는 빅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