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다시 '아트 피칭'에 가로막혔다.
넥센은 지난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윤성환에 꽁꽁 묶이며 1-7로 패했다. 넥센은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내줘 다시 시리즈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넥센 타선은 이날 윤성환에게 7이닝 동안 단 4안타 만을 뽑아내며 끌려갔다. 1사 2루, 무사 2루 등 찬스를 만들기도 했으나 전혀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득점은 박병호의 솔로포가 전부였다. 전날에도 강속구 투수 릭 밴덴헐크에 6⅔이닝 2실점으로 막히긴 했으나 윤성환 상대 침묵은 평소 넥센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더욱 뼈아팠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윤성환이 전체적으로 바깥쪽 제구가 잘 되면서 직구, 슬라이더를 코너 코너로 잘 던졌다. 원래 전체적으로 빠른 공 투수보다 제구력 갖춘 투수에 약한 게 우리 팀 컬러인데 더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넥센은 더스틴 니퍼트, 레다메스 리즈나 헨리 소사 같은 빠른 공 투수에게 전통적으로 강했다. 그러나 유희관, 이재학, 윤성환 등 컨트롤로 승부하는 투수에게는 제대로 공격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막히는 경기가 많았다. '한 방'이 많은 넥센 공격 특성상 강한 볼에서 홈런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반면 컨트롤이 잘 되는 공에는 방망이가 따라나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2차전에서도 윤성환의 날카로운 제구력에 계속해서 불리한 볼카운트로 끌려가며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지 못했다. 그런 넥센에 더 좋지 않은 소식은 삼성에 윤성환 같은 제구력 좋은 투수가 앞으로도 더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당장 3차전이 장원삼이고 1+1 카드로 배영수도 있다.
이택근은 3일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토종 선발들은 컨트롤이 좋고 경험이 많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호 역시 "삼성 투수들은 컨트롤을 갖췄고 타자들과 어떻게 승부해야 하는지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을 넘어서지 않으면 우승 트로피는 넥센의 것이 될 수 없다.
삼성은 4선발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밴덴헐크는 5차전에 등판한다. 그 전까지 계속 컨트롤형 투수를 만나야 하는 것이 넥센 타자들의 과제다. 제구가 좋은 투수는 실투를 많이 던지도록 최대한 흔드는 것이 상책. 염 감독과 타자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앞으로 넥센의 공격 활로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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