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ML 진출의 관건, ‘자존심 몸값’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06 13: 01

제반 여건은 마련됐다. 이제 한국 최고 수준의 좌완투수 자존심에 맞는 금액이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됐다.
현재 양현종은 메이저리그로 가기 위한 포스팅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시기는 한국시리즈 이후인 17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팅이 진행되면 4일(업무일 기준) 내에 원하는 구단이 입찰에 참여해 그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팀이 단독 교섭권을 갖고, 1개월 안에 계약을 마쳐야 한다.
양현종은 이번 시즌 중에도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 도전하고 싶다. 류현진 선배처럼 해외에서 성공한 좌완투수의 계보를 잇고 싶다"며 해외 무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소속팀 KIA 역시 양현종의 뜻을 존중해 해외 진출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선수를 결정하는 등 서서히 전력 구상에 들어가기 시작하자 일찌감치 해외 진출 의사를 보인 강정호(넥센 히어로즈), 김광현(SK 와이번스)과 더불어 양현종에 대한 전망도 미국 현지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보도가 다수다.
관건은 ‘두 가지’ 몸값이다. 하나는 KIA가 양현종을 영입하는 구단으로부터 받을 포스팅 비용이고, 나머지 하나는 양현종이 새 팀에서 받을 연봉이다. 양현종의 에이전트는 이에 대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수준만 된다면 금액보다는 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팅 비용은 전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결정에 달려있는데, 금액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을 LA 다저스로 보낼 당시 2573만 7737달러 33센트를 받았다. 당시 국내와 해외 모두 예상보다 높은 금액에 놀란 바 있다. 다저스보다 제시액이 1000만 달러 정도 낮았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교섭권을 따낼 것이라 예상했다고 알려졌을 만큼 아무도 모르는 구단 간의 눈치싸움에 의해 포스팅 금액은 책정된다. 포스팅 금액에 있어서는 실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양현종에게 중요한 것은 이보다 자신이 챙길 금액이다.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금액이라는 건 본인만 알 수 있지만, 지난겨울 3년간 575만 달러(인센티브 포함 최대 약 1300만 달러)를 받기로 합의한 팀 선배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계약 조건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윤석민의 경우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입단이 아닌 FA 계약이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김광현과의 간접 비교도 가능하다. 최근 미국 NBC스포츠 계열의 야구전문매체인 는 김광현에 대해 "70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과, 그리고 3년 180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받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이는 3년 총액 2500만 달러 수준이다.
어떤 선수나 그렇듯, 양현종 역시 터무니없는 금액에 계약할 수는 없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구단도 그런 조건은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 스카우트들도 이번 겨울 좌완투수 기근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게다가 류현진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의 좌완투수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양현종이 어떠한 조건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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