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에 해외진출 바람이 불고 있다. 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의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몇몇 선수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관심, 그리고 실질적인 제안이 이어질 기세다.
현재까지 올 시즌을 끝으로 해외진출을 공식화한 선수는 김광현(26, SK) 강정호(27, 넥센) 양현종(26, KIA)이다. 김광현은 이미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한 MLB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MLB 사무국에서 김광현의 포스팅 공시를 마친 상황으로 오는 11일 오전 6시(한국시간)이 마감 시한이다. 양현종은 조만간 포스팅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고 강정호도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포스팅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MLB만 한국 무대를 주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한국 스타들의 거취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일본시리즈가 끝나고 한창 다음 시즌 전력 구상을 짜고 있는 일본 팀들은 한국무대의 투수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수면 아래에 있지만 조만간 몇몇 팀들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제20회 홋카이도지사배 아시아티볼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삿포로돔을 찾은 한 일본 프로팀 관계자는 “한국무대 최고의 선수들은 일본에서도 충분히 기량이 통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오승환과 이대호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한국선수들의 기량을 칭찬하면서 “올해를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선발 요원이 필요한 팀들이 한국 시장을 보고 있다. 이는 한국 선수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각 팀 사저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량 자체는 충분히 통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선수는 양현종으로 알려졌다. ‘투수 최대어’라고 할 수 있는 김광현은 이미 MLB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포스팅 금액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라 일찌감치 미련을 접었다. 그러나 양현종의 경우는 스스로도 일본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상황이고 상대적으로 이적료가 저렴할 가능성이 있다. MLB 진출 추이를 봐야겠지만 일본 팀들도 타이밍을 노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장원준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일본 언론에서 장원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이 있다고 보도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 관계자는 “선발이 필요한 퍼시픽리그 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원준의 FA 공시가 공식적으로 확정되면 물밑 싸움이 이어질 수 있다.
안지만은 오승환의 후광 효과를 적잖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이 성공함에 따라 한동안 관심이 뜸했던 한국의 불펜 요원들을 다시 보는 팀이 많아졌다는 게 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몇 년간 한국에서 최고 중간계투 요원으로 이름을 날린 안지만의 이름이 생각보다는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선수들에 비해 더 접근이 용이한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릭 밴덴헐크(삼성)이 대표적이다. “밴덴헐크에 대한 삼성의 실제 대우가 얼마인가”라고 묻는 등 관심을 보인 이 관계자는 “한국 선수들의 몸값도 비싼 만큼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MLB 출신 선수들을 주시하는 팀들은 항상 존재한다”며 ‘공습’을 예고했다. 검증된 자원들이고 상대적으로 마음을 사로잡기 쉽다는 것도 반영된 계산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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