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손담비, 섹시한 줄만 알았니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11.09 07: 45

[OSEN-권지영의 깜빡이] 당당하고 섹시한 매력으로 무대를 휘어잡던 인기 가수 손담비는 그간 드라마에서도 기존의 이미지를 끌어온 강단 있는 역할로 시선을 끌었다. MBC ‘빛과 그림자’에서 쇼단의 대표 가수로 분했던 손담비는 차가운 욕망을 내뿜는 열연을 펼쳐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원하는 걸 손에 얻기 위해 돌진하는 손담비에게 ‘섹시하다’는 수식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그 누구도 이 수식어에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는 손담비의 의외의 귀여운 매력이 시청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엄마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마마걸’ 손담비는 맹한 눈빛과 철없는 말투로 사람 속을 뒤집어 놓으면서도 강재(윤박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직진하는 대담함을 보이면서 통통 튀는 캐릭터로 사랑받는다.
곱게 자란 병원장집 외동 딸로 엄마 양금(견미리 분)의 지시대로만 움직이는 효진 역의 손담비는 엄마가 정해준 남편감, 강재에게 한 눈에 반하면서 점차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강재가 다른 여자에게 갈까봐 불안했던 손담비는 술을 진탕 마시고 엉망으로 취해 예비 시댁에 가서 술주정을 부리는 모습으로 강재의 집 식구들을 모두 놀라게 했지만 시청자에게는 큰 웃음을 안겼다.

반쯤 풀린 눈을 하고 장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흐느적거리며 투정을 부리는 손담비의 모습은 늘 꾸며져 있던 그의 모습이 익숙했던 시청자에게는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극에서 소심한 성격의 효진을 연기하느라 늘 조심스럽게 행동했던 그가 술의 힘을 빌어 망가진 이 장면은 손담비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빛을 발하며 시청자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손담비는 따뜻한 가족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얄미운 시누이로도 맹활약 중. 강심(김현주 분) 앞에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못하고 사람 속을 긁는 모습으로 강심을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하는 손담비는 차씨네 가족 일에 각종 오지랖을 부리면서 웃음을 담당한다. 또 강재 앞에서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소녀같은 매력을 어필하는 손담비는 그간 잘 몰랐던 다양한 표정으로 효진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완성하고 있다.
눈치는 없지만 사람은 착한, 귀찮기는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효진 캐릭터는 무대 위 강렬함을 내뿜는 도시적인 외모의 손담비가 그려내는 맹한 인물이라는 반전 포인트에서 더욱 큰 재미가 만들어진다. 섹시한 줄만 알았던 손담비의 코믹하고 귀여운 모습은 시청자의 눈을 끌어당기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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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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