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과 2010년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경험이 있는 크리스 니코스키(41)가 전 팀 동료인 김광현(26, SK)에 대해 비교적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선발보다는 불펜이 좀 더 어울리며 선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은퇴 후 언론인으로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니코스키는 7일(이하 한국시간) 최근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김광현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니코스키는 2009년 SK에 입단해 6월까지 김광현과 한 팀에서 뛴 기억이 있으며 그 후 두산과 넥센을 거치며 2년간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했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한국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 팀 동료에 대한 평가는 다소 박했다. 니코스키는 “김광현은 한국의 에이스 중 하나로 간주됐던 선수다. 내가 김광현을 봤을 때 그는 21살이었지만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였으며 강한 팔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길고 호리호리한 체형에 강한 힘도 갖추고 있었다. 스카우트들이 좋아하는 체형”이라고 떠올렸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니코스키는 “김광현의 현재 레퍼토리로는 MLB에서 선발로 뛰기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단도직입적인 평가를 내렸다. 올 시즌 들어 체인지업과 커브의 구사 비율을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 피치 투수라는 것이다. 니코스키는 “본질적으로 현 시점에서는 직구와 슬라이더의 힘으로 한국 타자들을 압도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평가했다. 커브의 경우는 평소 투구폼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지적했다.
니코스키는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김광현은 불펜에 가장 어울리며 본인도 불펜으로의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광현은 풀타임 불펜 경험이 없어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한 뒤 “만약 그가 짧은 시간의 트리플-A 준비 기간을 통해 체인지업과 커브, 혹은 스플리터 타입의 변화구를 배울 수 있다면 아마도 4~5선발로는 매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즉 니코스키는 한국에서의 부상 경력, 그리고 구종의 단순함이 MLB 선발진 진입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니코스키는 “김광현의 MLB 진출 열망은 매우 확고하다. 결국 포스팅 금액에 달려 있다. 루머상으로 SK는 최소 1000만 달러 이상을 원하고 있는데 투피치 투수라는 점, 부상 문제가 있었다는 점, 한 번도 200이닝을 던진 적이 없다는 점, 선발보다는 불펜이 어울린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의 요구”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니코스키가 이런 평가를 내린 것은 현지 스카우트들과의 충분한 의견교감이 있었다기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판단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런 평가가 포스팅에 참여하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과 얼마나 부합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니코스키의 이런 의견 외에 제구의 문제를 지적하는 스카우트들은 몇몇 있었고 이는 류현진보다 낮은 포스팅 금액을 예상하는 직접적인 척도가 되기는 했다. 물론 김광현이 얼마만큼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는 시각에 따라 이 약점이 상쇄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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