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좌완 오재영(29)이 개인에게도 팀에도 중요한 일전에 나선다.
오재영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등판한다.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내주며 1승1패를 기록한 팀은 3차전을 잡아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전진할 수 있다.
오재영에게 주어진 임무가 막중하다. 팀 타선은 2차전까지 1할8푼의 타율로 침묵하고 있다. 유한준(.429)을 제외하면 모두 심각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3차전에 살아난다면 좋겠지만 타격 그래프는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타선이 감을 잡을 때까지 최소 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야 하는 것이 오재영의 역할이다.

3차전을 내주게 되면 승리도, 분위기도 모두 삼성에 빼앗기게 된다. 그래서 3차전이 중요하다. 오재영은 이미 이런 경험이 한 번 있다. 오재영은 딱 10년 전인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시절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등판했다. 1승2무1패로 팽팽하게 맞서 있던 5차전에서 그는 5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9차전 혈투 끝 우승에 발판을 놓았다.
"그때 비가 엄청 왔었다"는 것만 기억날 정도로 어렸던 신인 투수가 이제는 팀의 중고참이 됐다. 팀의 토종 투수 중에서는 가장 믿고 맡길 만한 선발 자원이다. 올 시즌 삼성전 성적은 2경기 1패 4이닝 12실점으로 나쁘지만 "당시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지금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오재영은 5일 2차전을 앞두고 "10년 전에도 중요한 상황에 등판했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1승1패 후에 나갔다. 팀 상황은 의식하지 않고 내 공만 던지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아웃카운트 하나씩 잡는다는 생각으로 내 할 일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팀은 바뀌었고 그는 지금 팀에서 유일하게 한국시리즈를 겪어본 투수가 됐다. 후배들에게 "난 신인 때 겪고 다시 한국시리즈에 오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 만큼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야말로 지금 이 시기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오재영이 10년 전 호투의 재현으로 다시 팀을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