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김성근 감독님과 재회, 내게는 행운·기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07 13: 00

"행운이다. 내게 또 한 번 기회가 왔다".
한화 포수 조인성(39)은 우리나이 불혹의 베테랑이다. 그런데 마무리캠프에 왔다. 그에게 설렁 설렁이란 없다.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뒤에서 모든 러닝을 하고 있고, 어린 포수들과 함께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된 후 베테랑이나 주전 선수들에게도 예외란 없다. 나이 마흔에 무슨 고생이냐고 할 법하지만 조인성에게는 행복으로 다가왔다.
조인성은 김성근 감독과 무려 12년 만에 재회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1~2002년 LG에서 2년 동안 감독-선수로 한솥밥 먹은 인연이 있다. 당시 경험이 많지 않았던 포수 조인성은 김성근 감독에게 많은 혼이 나며 성장했다. 올 시즌 중에도 조인성은 "그동안 아픈 것도 묵묵히 참으며 뛰었던 게 지금까지 왔다. LG 시절 김성근 감독님께 배운 것"이라고 감사해 했다.

그런데 이렇게 한화에서 무려 12년 만에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됐으니 보통 인연이 아니다. 김성근 감독 부임이 확정되자 조인성은 직접 축하 전화를 걸었다. 이에 김 감독은 "너 잡으러 왔다"고 경고했고, 조인성은 "알겠습니다.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그 순간 각오를 확실히 했다.
사실 조인성은 이달 개인적으로 일본으로 넘어와 개인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일본의 어느 팀에 가서 함께 훈련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 부임과 함께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되자 예정된 일정을 취소했다. 조인성은 "팀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해 전부 취소했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과 다시 함께 하게 된 것이 힘들지 않을까. 이에 그는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분명히 힘든 만큼 보람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정말 서러웠던 한 시즌을 보냈다. 내년에 그런 설움을 되갚아야 하는 만큼 강훈련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감독이 베테랑들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조인성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나는 어떻게 보면 행운이다. 사람들도 나에게 축하한다고 하더라. 내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온 것이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감독님이 준 스케줄을 부상 없이 충실히 소화하겠다"는 게 조인성의 말이다.
조인성은 "우리가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그만큼 성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한다. 좋은 게 앞에 보이는데 돌아갈 수 없지 않나. 당장은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앞에 그림이 그려지니까 소홀히 하면 안 되는 것이다"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주시는 스케줄이 정말 힘들다. 힘들지만 그 안에서 베스트로 한다면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 그것만 생각하면 힘든 것도 모르고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하며 실력이 성장하고 팀 성적이 오르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고생하는 만큼 따라 오는 것을 알기에 몸은 힘들어도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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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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