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양팀 4번 타자들의 자존심 대결이 본격화된다. 최형우(31, 삼성)와 박병호(28, 넥센)가 방망이 예열을 마친 모습이다. 이들에 대한 비중이 큰 두 팀도 방망이 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과 5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1승씩을 주고받은 두 팀은 이제 장소를 목동으로 옮겨 7일부터 3·4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2경기다. 만약 삼성이 이 2경기에서 성과를 낼 경우 비교적 여유있는 선발진과 체력을 앞세워 남은 시리즈 전망을 밝힐 수 있다. 반대로 총력전으로 조기에 승부를 결정짓고자 하는 넥센의 계산이 맞아 떨어질 경우 삼성도 궁지에 몰린다.
장원삼(삼성)과 오재영(넥센)을 각각 선발로 예고한 두 팀은 타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 시즌 삼성은 팀 타율이 3할1리로 리그 최고의 팀이었다. 후반기 다소 주춤한 감이 있었지만 여전히 고르게 폭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팀으로 손꼽힌다. 199개의 대포를 쏘아 올려 리그 최다 홈런팀으로 등극했던 넥센은 홈인 목동에서 또 한 번의 장타쇼를 노린다. 선발진에서 다소간 열세인 만큼 힘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상황에서 최형우와 박병호의 방망이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심타선의 핵심인 두 선수가 터져야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차전에서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1차전에서 힘을 내지 못했던 최형우는 2차전에서 장타를 신고하는 등 멀티히트로 팀 승리의 주역 중 하나가 됐다. 박병호는 2차전 내내 호투하던 윤성환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때리며 대포의 문을 열었다.
목동구장이 한국프로야구 경기장 중 가장 타자친화적인 곳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장타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장타 한 방이 경기 양상을 완전히 갈라놓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그 장타의 확률이 가장 높은 두 선수의 몫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믿는 구석도 있다. 올 시즌 성적이다. 목동이 홈인 박병호는 물론, 최형우의 목동 성적도 좋았다. 두 팀 모두 ‘우리 4번 타자가 더 나을 것’이라는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
박병호는 목동에서만 타율 3할5푼6리에 35개의 홈런을 쳤다. 다른 구장에 비해 유독 목동에서의 홈런 비율이 높았다.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형우의 감도 예민했다. 올 시즌 8경기에서 타율 4할3푼3리,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장타율 모두 좋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존심 대결도 무시할 수 없다. 2011년 리그 최고의 타자로 손색이 없었던 최형우다. 박병호는 2012년과 2013년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들의 맞대결이다. 때문에 두 선수의 활약상에 따라 팀 분위기가 올라갈 수도, 꺾일 수도 있다. 팀 분위기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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