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성 시즌2’ 이제 중심은 윤호영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07 06: 59

철벽을 자랑했던 동부산성이 돌아왔다.
원주 동부는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홈팀 서울 삼성을 60-58로 제압했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린 동부는 8승 3패를 기록, 고양 오리온스와 공동 2위가 됐다.
핵심은 장신 군단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 수비였다. 김주성(35, 205cm), 데이비드 사이먼(204cm), 앤서니 리처드슨(200cm), 윤호영(197cm)으로 이어지는 장신이 즐비하다. 이 중 세 명이 동시에 나올 때 상대팀 입장에서는 숨이 막힌다. 특히 윤호영이 톱에 서는 변형된 3-2 매치업존은 상대 가드들에게 여간 곤욕스럽지 않다. 윤호영과 김주성의 경우 자기 마크맨을 챙기면서 상대 가드를 괴롭히는 ‘도움수비의 달인’들이다.

동부수비의 강력함은 수치에서 드러난다. 경기당 63.8점만 내주는 동부는 전체 실점 1위다. 높이로 동부에 들이댔을 때  동부는 평균 블록슛 4.4개로 철저히 응징하고 있다. 동부를 상대로 슈팅 적중률도 급격히 떨어진다. 동부는 평균 43.6%의 2점슛만 허용해 1위에 올라 있다.
아직 철옹성이었던 2년 전과는 완성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박지현이 건재했고, ‘수비의 달인’ 황진원이 2번을 봤다. 동부는 정규리그 최다 44승, 최고승률 81.5%, 단일시즌 최다 16연승 등 금자탑을 세웠다. 두경민과 허웅이 지키는 어린 백코트는 그 때와 비교해 젊고 빠르지만, 수비능력은 대폭 떨어진다. 그럼에도 ‘동부산성 시즌2’는 프론트 코트만으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6연승 후 김영만 감독은 “연승을 몇 년 만에 했는지 모르겠다. 1000일이 넘은 것 같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결과다”라며 멋쩍어했다. 수비가 좋다고 칭찬을 했더니 “수비라는 게 한 명이 아니라 다 로테이션이 잘돼야 된다. 밑에서 잡아주고 위에서 잡아줘야 한다. 선수들이 주문대로 잘하고 있다”며 만족했다.
김영만 감독과 김주성, 박지현, 윤호영은 수 년 전부터 영광과 패배의 순간을 함께 했다.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첫 꼴찌를 해서 자존심에 금이 갔다. 이충희 감독이 지휘봉을 놓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김영만 대행체재로 시즌을 끝냈다. 올 시즌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김 감독의 눈빛이 남다른 이유였다.
박지현은 “우리가 작년에 많이 져서 이충희 감독님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올해 일찍 준비를 해서 연습을 많이 한 결과 좋다. 앞으로도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미팅도 하겠다. 좋을 때와 나쁠 때 김영만 감독님이 계속 있어 잘 아실 것이다. 작년에 너무 처참하게 무너져 선수와 감독 모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그 느낌을 지금도 잊지 않고 생각 한다. 원주 팬들에게도 죄송하다”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지난 2년 동안 당했던 걸 갚으려면 멀었다는 소리다.
동부산성은 이제 김주성이 아닌 윤호영이 이끈다. 원래 말년병장보다 상병 말호봉이 더 무서운 법이다. 윤호영은 알아서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하며 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윤호영은 “2년 전 그 때는 형들이 끌어가는 대로 따라갔다. 지금은 중간된 입장에서 형들과 밑에 애들의 중간역할을 잘해야 한다. 옛날에 형들이 잘 끌어갔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면서 보컬리더로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선배 박지현은 “(윤)호영이 잘하고 있다. 리더십이 있고, 코트에 들어가면 열심히 한다. (김)주성이가 했던 역할을 호영이가 잘하고 있다”면서 대견해했다.
동부산성의 부활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아직 피의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 동부는 8일 전자랜드, 10일 모비스를 상대로 연승가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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