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콘셉트는 개그맨 장동민에게 딱 어울리는 캐릭터다. 누구에게나 기죽지 않고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욕을 내뱉고 소리를 지르는 그의 모습은 위협적이라기보다 웃음을 유발하며 재미를 준다. 뿐만 아니라 장동민은 ‘옹달샘’으로 오랜 시간 우정을 나눠오고 있는 유세윤-유상무에게도 공개적인 독설을 하며 종종 이들을 웃음의 소재로 삼고는 한다. 어떻게 보면 매우 투철한 직업정신이랄 수 있고, 또 어떻게 보면 몸에 밴 나쁜 남자 콘셉트 때문이랄 수도 있다.
그런 장동민이 친구에 대한 진심을 보였다. ‘옹달샘’ 멤버들의 우정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은 오랫동안 함께 한 시간이 증명해주지만, 나쁜 남자가 자신의 콘셉트를 잠시 벗고 보여준 진심은 더욱 돋보였다.
장동민은 유상무와 함께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3(이하 '해투')'에서 대학시절 ‘옹달샘’ 멤버들이 처음 만났던 때부터 함께 하며 쌓아온 추억 등을 이야기했다.

그는 유상무의 첫인상에 대해 "대학교 OT를 가는 버스 안이었는데 우리는 신생학과여서 선배 없이 조용히 갔다. 그런데 갑자기 유상무가 마이크를 잡더니 '우리가 이렇게 가면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면서 개인기를 막 하고 자기 혼자 웃더라. 나는 그런 사람 되게 불쾌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학생들이 많았는데 여학생들은 반응을 잘 해주지 않나. 여학생들은 막 웃는데 그 안에서 유상무 안티는 나와 유세윤, 두 명이었다"고 회상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에 대해 유상무는 "장동민의 첫 인상은 찌질했다. 말 시켜도 개인기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라고 상반된 기억을 말했고, 유세윤에 대해서는 “유세윤은 먼지였다. 보이지도 않았다. 우리 과인 것을 4개월이 지나고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너무 다른 세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다름’ 때문이었다. 유상무는 장동민에 대해 “나는 이런 안 좋은 면을 다 좋게 받아들인다. ‘너무 좋은 사람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도 웃기려고 지어내는 거다’라고 생각한다”고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뽐냈다.
장동민은 그런 유상무에 대해 “나랑 완전 다른 성격을 갖고 있어 놀랐다. 나는 모두 나처럼 생각하면서 사는 줄 알았다. 어떤 사람이 지나가면 ‘자빠지겠지’, 누가 뭘 먹으면 ‘체하겠지?’ 나는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 어릴 때 친구들은 다 나처럼 그랬다. 그런데 대학 가서 처음으로 내가 살아온 환경과 다른 사람들을 처음 만났다.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까 이런 애가 다 있구나를 알았다”고 말했다.
이후 장동민은 잠시 나쁜 남자의 콘셉트를 벗고 친구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유상무에 대해 "나를 개그맨으로 만들어준 사람“이라며 “사람들이 왜 장동민-유세윤이 재미없는 유상무와 함께 팀을 이루냐고 묻고는 한다. 그런데 우리 두 사람은 유상무 덕에 개그맨이 된 것이다. 유상무가 없었다면 지금의 장동민과 유세윤을 시청자분들이 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유상무의 꿈은 원래 개그맨이었다. 그 꿈을 어느 날 이야기하더라. 형은 정말 재밌는 사람이니 같이 하자고. 그때 우리는 안 한다며 무시했다”라면서 “그런데도 계속 같이 하자고 하고 자기를 도와달라고 하더라. 이후 나를 위한, 희생하는 개그를 했다”고 표현했다. 이후 장동민은 유상무를 두고 '15년 동안 아낌없이 줬던 나무'라고 표현했고, 유상무는 그에게 "나는 늘 장동민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동을 줬다.
겉으로 볼 때 '옹달샘'의 우정은 한없이 거칠기만 하다. 특히 장동민은 시도때도 없이 유상무의 따귀(?)를 때리고 짓궂은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유상무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깊은 우정이 엿보여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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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