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광수 수석, "지옥훈련? 이 정도로 무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07 13: 28

"지옥훈련?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한화 김광수(55) 수석코치는 단호한 표정이었다. '지옥훈련'이라는 말에 손사래쳤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작된 한화의 마무리캠프는 한국시리즈 못지않은 화제가 되고 있다.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에 지쳐 쓰러진 모습에서 생지옥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서산훈련장에 있는 잔류 선수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일시 귀국한 가운데 김광수 수석코치가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3년 동안 김성근 감독을 보좌해 온 김광수 수석은 선수들과 타협하지 않은 채 강도 높은 훈련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광수 수석은 "아직 이 정도 훈련 강도는 안 높은 것이다. 이 정도는 프로선수라면 해줘야 한다"며 "내년부터 144경기인데 그만한 체력이 있어야 한다.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체력이 첫 번째이고 그 다음이 기술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져도 운동장에 나올 수 없는 몸이면 프로에선 아무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를 이야기했다. "어차피 운동이라는 건 자기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것이다. 선수 본인이 해야 할 몫이고 의무인데 억지로 하는 것은 기본적인 자세에서 어긋난다. 마음속에서 우러나 자기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게 김 수석의 말이다.
김성근 감독의 주문대로 훈련의 양 속에 질도 추구한다. 수비훈련이 주특기인 김 수석은 실전을 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훈련을 진행 중이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좌우로 4번씩 턴하며 캐치하고, 제자리에서 5바퀴를 돌아 뜬공을 잡는 집중력 향상과 중심 잡기 훈련으로 실전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김 수석은 "연습이라는 게 실전에 대한 대비다. 경기 때 일어날 일을 가정해서 플레이해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기본을 알고 응용할 줄 알아야 한다. 기본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에서 응용할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맞았을 때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의 주문도 마찬가지. 김 수석은 "과정이 있으면 결과가 말해준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어느 한 방면 이뤄지는 게 아니라 공수주 모두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강한 정신력을 가진 바탕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며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김성근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게 선수가 움직이고, 코치도 같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하나 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수석은 "지금은 주전도 백업도 없다. 훈련을 버티고 이겨내는 선수가 마지막에 웃는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날 저녁 오키나와로 재입국하는 가운데 한화 마무리캠프도 서서히 지옥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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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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