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불혹의 투수 구로다 히로키(39, 뉴욕 양키스)가 자신의 거취를 두고 심사숙고 중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폭스스포츠의 존 모로시는 7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구로다의 근황을 전했다. 모로시는 “소식통에 의하면, 2월에 40세가 되는 구로다는 3가지 선택(메이저리그 잔류, 일본 복귀, 은퇴)을 두고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5년생인 구로다는 이미 우리나이로는 불혹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기량만큼은 여전히 문제가 없다. 올해 32경기에 등판한 구로다는 11승 9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또한 부상 없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199이닝을 소화해 이닝 이터 면모도 과시했다.

무엇보다 꾸준했다는 것이 구로다의 최대 장점이었다. 지난 5년간 늘 최소 11승 이상을 따냈던 구로다는 5년 동안 평균 200이닝을 넘겼다. 평균자책점 면에서도 미국 진출 첫 해인 2008년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3점대를 유지했다. 늦은 나이에 미국에 진출했음에도 누구보다 흔들림 없는 피칭을 자랑했다.
하지만 나이는 구로다를 향한 시선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우선 소속팀 양키스의 태도가 변했다. 지난해 구로다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으나 거절당한 뒤 1년 1600만 달러의 조건에 재계약했던 양키스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에는 퀄리파잉 오퍼를 넣지 않았다. 이로써 구로다는 어디든 떠나기가 더욱 쉬워졌다. 구로다를 영입하려는 팀도 드래프트 지명권을 잃지 않을 수 있어 부담이 적어졌다.
선발진 강화를 원하는 팀들은 구로다를 한 번쯤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마흔이 됐지만 10승 혹은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고, 1년 계약에도 익숙해 장기계약을 고집할 일도 없다. 계약 후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1년 계약이라면 위험부담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내 다른 팀으로 옮기거나 양키스에 남는 것 모두 구로다의 의지에 달려 있다.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일본에서 보내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로다는 친정팀인 히로시마 카프에 대한 애정도 강하다. 메이저리그 팀이 영입을 제안해도 계약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은퇴 역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다. 구로다가 은퇴를 고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기량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구로다가 은퇴를 결심한다면 적잖은 아쉬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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