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품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가 또 한 편 안방극장을 찾는다. ‘S.O.S 나를 구해줘’가 그 주인공. 일본 작품을 원작으로 한 수많은 드라마가 혹평 속에 막을 내렸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 팬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케이블채널 KBSN 특별기획드라마 ‘S.O.S 나를 구해줘’의 제작발표회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이원익PD, 안용준, 김보라, 김광수, 노행하, 안혜경, 선우재덕, 이칸희, 김규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나를 구해줘’는 ‘프라이드’, ‘101번째 프러포즈’, ‘장미 없는 꽃집’ 등 일본 최고의 인기 드라마 작가로 알려진 노지마 신지 극본의 10부작 TBS 미니시리즈 ‘S.O.S’를 리메이크한 작품. 이에 엇갈린 첫사랑을 시작한 이복 남매, 첫사랑의 열풍에 휩싸인 제자와 선생님, 25년 만에 재회했지만 죽음을 앞둔 커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금지된 사랑과 그래서 더 가슴 아픈 첫사랑의 열병에 대해 다루는 파격적이고 강한 설정이 눈에 띈다.

이원익PD는 이러한 설정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에 대해 “이 드라마는 두 명의 여학생, 두 명의 남학생, 한 명의 여선생이 엮는 엇갈리는 짝사랑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탐구 이야기다. 줄거리 상에서 두 커플은 사랑하는 사이지만, 금단의 사이다. 이들의 여정을 그린다”며 “이 작품은 보통의 사랑 드라마와는 격이 다르다. 단순히 엇갈린 짝사랑이 아니라, 그 내면을 파헤친다. 우리가 보기에 생경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원작을 대중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하며 자신감을 전했다.

또한 이PD는 원작을 대중적으로 담아낸 국내판 드라마에 대해 “충분히 재밌다. 기대에 부응하는 퀄리티다.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전했고, 주연 배우 안용준 또한 “원작은 한국 정서와 안 맞는 부분이 많았다. 많은 부분을 감독님이 바꿔주셔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드라마의 성공을 점쳤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국내 시청자가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 한 드라마를 볼 때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오글거리는 문어체 말투에 건조한 정서가 그대로 담겨있어 이 드라마의 성공을 쉽게 점치기는 힘들게 했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학생들의 첫사랑이 어떻게 섬세하게 풀어질지, 또 여선생과 제자의 위험한 사랑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를 비롯해 다양한 리메이크 드라마가 국내 시청자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이야기로 혹평을 얻은 가운데, KBS N이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12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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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N 제공,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