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대한민국 최고명장 반열에 올랐다. 올해 아시안게임 우승까지 달성하면서 감독으로 이룰 건 거의 다 이뤘다.
그렇지만 류 감독은 정작 선수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1987년 삼성에 입단, 1999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던 류 감독은 1987년과 1990년, 1993년 세 번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둔 7일 목동구장. 류 감독에게 '점수를 많이 내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적게 점수를 주는 게 중요한가'라는 질문이 갔다. 그러자 류 감독은 "점수도 많이 내고, 점수도 적게 줘야한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

잠시 후 류 감독은 "점수를 적게 내는 게 우선이고 그리고 점수를 내야 한다. 야구는 점수를 적게 주는 팀이 이긴다"고 말했다. "공격력이 강한 팀은 4강은 가도 우승은 못 한다"라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과거 삼성이 그랬다. 삼성은 1987년에는 사상 첫 팀 타율 3할을 달성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4연패를 당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류 감독은 "내가 타율 3할(실제로는 .287)을 치고 팀 타율이 3할 이었는데 결국 해태한테 졌다. 공격이 강해봤자 투수력 좋은 팀한테 안 된다"면서 "그 때 김정수 선배가 진짜 잘 던졌다. 돌아가신 (장)효조 형이랑 (이)만수 감독님이 둘한테 완전 묶였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이 현역생활을 하는 동안 삼성의 팀 컬러는 '핵타선'이었다. 대신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게 약점이었다. 류 감독은 현역시절 우승을 못한 한을감독이 된 뒤 확실히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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