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 혹은 경기를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차례 맞이했던 삼성이지만 필요한 딱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득점권 기회를 번번이 놓친 삼성이 유리할 것이라 예상했던 경기를 그르칠 뻔했다. 그러나 이런 삼성을 도운 것은 오히려 넥센이었다.
삼성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1로 맞선 9회 터진 박한이의 결정적인 투런 홈런에 힘입어 3-1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을 2승1패로 만들었다. 승부의 분수령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3차전을 잡아낸 삼성이 고전 끝에 고비를 넘기며 통합 4연패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전망은 삼성 쪽이 더 밝았다. 선발 매치업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였다. 오재영이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잘 던지긴 했지만 삼성은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2차전을 잡으며 동률을 만들어 심리적으로 한결 여유가 생긴 것도 경험이 많은 삼성의 자신감으로 연결될 만했다.
초반까지만 해도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장원삼의 투구는 기대대로였다. 넥센 타선을 효율적으로 잘 묶었다. 타선도 기회가 있었다. 1회부터 득점 기회가 왔다. 2사 후 채태인이 볼넷, 최형우가 우중간 2루타, 박석민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넥센 선발 오재영이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2차전 결정적인 한 방을 친 이승엽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기회는 또 왔다. 4회였다. 2사 1루에서 진갑용이 좌전안타를 쳤다. 이어 2루 주자 김헌곤을 잡아두려는 견제구가 빠지며 2사 1,3루가 됐다. 하지만 김상수가 중견수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삼성은 5회 로티노에게 솔로홈런 한 방을 얻어맞고 오히려 끌려가는 상황이 됐다.
동점 내지 역전의 기회도 있었다. 6회 1사 후 박석민의 볼넷, 2사 후 김현곤의 2루타로 다시 2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진갑용의 초구 타격은 아쉽게 3루 파울라인을 벗어났고 결국 2루수 직선타로 물러나며 땅을 쳤다. 7회에는 선두 김상수가 볼넷을 골라 나갔지만 나바로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박한이 타석 때 김상수가 시도한 회심의 도루까지 넥센 포수 박동원에게 저격을 당하며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졌다.
그런데 행운이 찾아왔다. 밥상을 자꾸 걷어차던 삼성에 넥센이 숟가락을 내밀었다. 8회 2사 1루 상황이었다. 이승엽이 중견수 방면으로 힘없는 뜬공을 쳤다. 그런데 이 타구가 중견수, 유격수, 2루수 사이에 떨어지며 행운의 안타가 됐다. 그 사이 전력질주하던 박해민이 홈을 밟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넥센이 결정적인 순간 도와준 셈이 됐다.
결국 한숨을 돌린 삼성은 9회 박한이가 흔들리는 한현희를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넥센으로서는 삼성의 기를 살려준 뼈아픈 수비 하나가 시리즈 전체 전망까지 어둡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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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