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선취점 낸 팀이 승리하는 기록이 처음으로 깨졌다.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넥센 히어로즈에 3-1로 승리했다. 1패 뒤 2연승 2승 1패가 된 삼성은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 31번의 한국시리즈 가운데 양 팀이 1승 1패로 3차전에 들어간 것은 총 11차례 있었다. 이 11번의 승부에서 3차전 승리를 거둔 팀은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했다. 2003년 현대 유니콘스가 1승 1패 상태로 치른 3차전에서 SK 와이번스에 패했으나 열세를 딛고 4승 3패로 우승을 차지한 것이 유일한 예외다.

승리로 가는 제 1조건인 선취점은 넥센의 차지였으나, 사실 가장 좋은 선취점 찬스는 1회초 삼성의 공격이었다. 삼성은 2사에 채태인의 볼넷을 시작으로 우중간을 가른 최형우의 2루타, 박석민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승엽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선취점 획득에 실패했다. 4회초에도 삼성은 주자를 3루까지 보냈지만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오재영이 여러 고비들을 무사히 넘긴 넥센은 5회말 한 방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1사에 나온 비니 로티노는 삼성 선발 장원삼을 공략해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넥센은 이 홈런을 바탕으로 앞서기 시작했고, 오재영의 승리 요건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통합 4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강했다. 삼성은 8회초 공격에서 이승엽이 만든 행운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이뤘다. 그리고 계속해서 넥센 불펜을 몰아붙인 끝에 9회초 한현희를 상대로 박한이가 기적적인 역전 투런홈런을 작렬시켜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은 9회말 임창용을 투입했고, 박해민의 호수비가 빛을 발해 역전을 당하지 않고 경기를 끝맺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선취점을 얻은 팀은 한 번도 패하지 않고 10승을 거뒀지만, 그 법칙이 한국시리즈 3차전에 와서야 깨졌다. 100%의 법칙을 깰 만큼 삼성의 저력은 대단했다.
10경기를 거듭하는 동안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던 선취점=승리의 공식도 삼성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선취점을 빼앗기고도 기어코 승리를 쟁취해낸 삼성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큰 경기에 들어가면 전원이 베테랑인 삼성은 마지막까지 위축되지 않고 통계의 벽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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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