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대주자 카드, 넥센 울고 삼성 웃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1.07 22: 12

어쩌면 대주자의 승부였다.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2014 한국시리즈 3차전은 3-1로 삼성의 역전 승리로 끝났다. 경기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였다. 누구도 이길 수, 누구도 질 수 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경험이 풍부한 삼성이 막판 대역전극으로 끝났다.
승부는 대주자의 대결에서 결판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1-0으로 앞선 넥센의 7회말 공격이었다. 1사후 김민성이 중전안타를 때리고 1루를 밟자 염경엽 감독은 대주자 유재신을 내보냈다. 빠른 발을 이용해 추가 득점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궁지에 몰린 삼성도 도루를 절대 허용할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마운드에선 안지만은 두 번의 견제구를 던지며 주자를 묶었다. 볼 하나는 피치업을 하며 도루에 대비했다. 그리고 또 다시 번개같은 1루 견제구를 던져 유재신을 잡아냈다.  승부수를 띄웠던 염경염 감독으로선 낭패의 순간이었다.
그 다음 류중일 감독도 똑같은 수를 두었다. 0-1로 뒤진 8회초 1사후 최형우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리자 부상을 입은 박해민을 1루에 내보냈다. 박해민은 2차전에서 도루 도중 왼손 네 번째 손가락 인대손상을 입었다. 벙어리 장갑을 구해와 대주자로 등장하는 투혼을 보였다.
다음타자 박석민의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투아웃에 몰렸다. 더욱이 이승엽이 때린 타구가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넥센의 수비수들이 타구를 서로 미루다 놓치면서 행운의 안타가 됐다.  이때 박해민의 성실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력질주했고 그대로 홈까지 들어오며 동점을 만든 것이었다.
동점이 된 이 한 점으로 승부의 물줄기는 삼성으로 급격히 흘렸다. 넥센은 이미 조상우와 손승락을 냈기 때문에 필승카드는 한현희 뿐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풍부한 불펜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량대결에서 앞서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넥센은 9회초 2사후 나바로 타석에서 한현희를 냈다. 그러나 한현희는 긴장한 탓인지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다음타자 박한이에게 뼈아픈 중월 투런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어쩌면 이날 승부는 한현희가 아니라 대주자에서 결정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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