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늦게’ 양현종의 포스팅 필승 전략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08 06: 16

후발 주자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하는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강정호(27, 넥센 히어로즈), 김광현(26, SK 와이번스)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관심은 결코 이들에 뒤지지 않는다.
양현종은 현재 일본 돗토리현에서 동료들과 함께 회복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돗토리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은 14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양현종은 먼저 돌아온다. 오는 11일 최동원 상을 수상하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양현종은 9일 귀국할 계획이다. 돌아와 상을 받고, 이후 구체적인 포스팅 준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야구와 선수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의 댄 커츠는 지난 7일 트위터로 “양현종과 그의 에이전트는 김광현이 어느 정도의 포스팅 금액과 계약을 얻어낼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양현종이 김광현보다 늦은 시기(한국시간으로 18일 전후)에 포스팅을 시도하는 것으로 미루어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양현종 에이전트의 의견은 달랐다. 이 에이전트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1년 예산을 잡고 어떤 선수를 원하는지 파악되기 시작할 때 포스팅을 시작하려고 했고, 한국에서 잔치(한국시리즈)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 한국시리즈 이후에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팀들을 배려하는 동시에 자신을 원하는 팀들을 위한 맞춤형 홍보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도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것이 다른 선수들보다 늦기에 그간 스카우트들의 눈에 비교적 덜 노출되었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양현종의 에이전트는 “진출하겠다는 것을 알린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양현종이라는 투수가 어떤 선수인지 자세히 알지 못하는 구단도 있다. 그래서 선수를 알릴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 강정호나 김광현에 대한 보도는 시즌 중에도 꾸준히 나왔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들도 목동이나 문학을 자주 찾았다. 하지만 양현종의 경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일본 중 어디를 노크하는지도 비교적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좌완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에 양현종을 알릴 시간이 필요했다. 전략적인 포스팅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량을 선보였던 류현진(27, LA 다저스) 만큼의 반응은 아니지만 양현종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현지 스카우트들이 양현종의 투구 동작을 선발로 롱런할 수 있는 폼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부상도 없지 않았지만, 구단의 관리 아래서 메이저리그 시스템에 적응을 거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확신이다. 양현종의 에이전트는 “첫 (풀타임 선발인) 해(2009)에 팀이 우승을 했고, 그 다음 시즌(2010)에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선발 경력 초기부터 상당히 많은 이닝을 던졌다. 또한 적극적인 성격인 양현종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도 부상을 참고 던지려는 의지가 강했다. 이런 부분만 잘 관리된다면 메이저리그에서는 부상도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현지에서도 선발에 적합한 투구 폼을 가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이 그랬듯 양현종 역시 한국에서는 베테랑이지만 미국에서는 루키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양현종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 좌완이라는 이점을 기본으로 투구 시 디셉션(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고, 안정된 투구 폼을 바탕으로 크게 발전할 가능성을 지녔다는 게 현지 스카우트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국내에서는 조용하게, 하지만 현지에서는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는 양현종의 빅리그 도전이 어떻게 시작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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