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부담백배' 넥센 마운드, 꼬인 승리 공식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11.08 06: 27

넥센 히어로즈가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넥센은 지난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초 박한이에게 결승 투런을 허용하며 1-3으로 패했다. 넥센은 1차전을 승리했으나 2,3차전을 내리 내주며 시리즈 열세로 뒤집혔다. 앞으로의 판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가장 큰 문제는 4안타로 1득점에 그친 타선이었다. 1점도 5회 로티노의 홈런이었다. 그러나 일단 그 1점으로 넥센은 경기 후반까지 앞서 있었다. 그리고 점수가 나자마자 필승조가 투입되면서 승리 공식이 가동됐다. 그런데 믿었던 곳에서 아쉬움이 터져나왔다.

3차전 선발 오재영은 5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그러나 그는 84개의 공을 던지며 5회말 점수가 나자마자 6회초 조상우로 교체됐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오재영은 투구수도 그렇고 6차전에 또 나설 수 있어 좋을 때 빼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3선발제를 택하고 있다. 확실하게 잡을 경기를 잡고 가야 한다는 판단 하에 외국인 원투 펀치와 오재영 만이 선발로 나섰다. 선발투수들은 최소 3일 휴식 후 등판하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뒤돌아볼 수 없는 단기전임에도 불구하고 추후 일정을 생각해야 하는 기용이다.
선발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불펜 기용에도 무리가 왔다. 넥센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조상우와 손승락, 한현희 세 명의 필승조가 경기 후반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 이날 세 명의 투수는 나머지 4이닝을 던져야 했다. 여기에서도 투구수 문제, 피로도 문제가 불거졌다.
적시타, 혹은 홈런을 맞고 진 것은 그렇다 쳐도 조상우가 38개, 손승락이 33개의 공을 던지며 필승조의 피로도만 키우고 졌다. 손승락의 투구수 때문에 9회초 2사에 나온 한현희는 구위 난조로 볼넷 후 홈런을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염 감독은 "쓸 것 다 쓰고 졌다. 얻은 게 없는 경기"라고 자책했다.
넥센은 3선발과 3명의 필승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 기반에는 강한 타선과 약한 마운드 속에서 어떻게든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그러나 타선이 3차전까지 팀타율 1할6푼5리로 부진하면서 마운드 과부하가 커지고 있다. 4차전 선발은 밴 헤켄이다. 전날 많이 던진 필승조를 위해서라도 밴 헤켄이 오래 버텨야 하지만 밴 헤켄은 1차전 등판 후 겨우 3일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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