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빠른 하차, '무한도전' 살리는 건 진정한 반성뿐..[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1.08 13: 02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무한도전'의 터줏대감 노홍철이 8일 음주운전 논란에 휩싸이자 하차 의사를 밝혔다. 이날 새벽 음주단속에 적발돼 채혈 검사를 신청한지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서다.
노홍철은 MBC를 통해 "음주운전으로 인해 시청자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 출연중인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하차의 뜻을 전달했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어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잠정 은퇴를 선언한 셈이다.
그의 공식 사과와 방송 하차 결정은 신속하고 빨랐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혈중알콜농도 결과가 나오기 훨씬 전에 음주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렇다고 노홍철의 법 위반 사실이 가려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잘못하고 오리발 내미는 파렴치범 비난은 피할 게 확실하다.

무엇보다 노홍철은 대한민국 최장수 리얼 예능 '무한도전'의 초창기 멤버로서 오랫동안 희노애락을 같이 한 동료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소화한 게 분명하다. 의리와 인연 그리고 정을 바탕으로 장수 예능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노력, '무한도전' 김태호 PD 등 제작진과 유재석 등 출연진은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얼마전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사에 전무후무할 400회 특집을 맞이했던 '무한도전'은 당시에도 구설수에 휘말렸다. 방송사고를 크게 낸데다 일부 방송내용이 시청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람에 논란을 불렀다. '무한도전' 측은 방송 직후 바로 사죄의 글을 올렸고 잘못을 시정했다.
다른 예능 프로들이 갖지못한 400회 '무한도전'의 저력과 근성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데 주저함이 없으며 사과에 인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했던 '무한도전'은 지금까지 숱한 시행착오와 선로이탈, 방송사고와 갖가지 논란을 겪었다. 그런 어려움을 잘 헤쳐 나오고 극복했기에 오늘의 위치에 이르렀다.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건 당연하다. 노홍철의 크나큰 잘못도 '무한도전'이 이겨내야할 시련 가운데 하나인 것일테고. 노래 가사처럼, 이번에도 아픔만큼 성숙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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