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것 투성이야".
한화 김성근(73) 감독이 5일 만에 다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돌아와 진두지휘했다. 김성근 감독은 2군 서산 훈련장의 잔류군 선수들을 직접 체크하기 위해 지난 3일 일시 귀국한 뒤 개인 일정을 모두 마치고 7일 밤에야 오키나와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오전 9시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고친다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일 오전 훈련을 마치고 공항으로 떠날 때 유니폼을 승용차 안에 남겨 두고 떠났던 김 감독은 이날 차에서 내릴 때에도 유니폼 차림이었다. 몸과 마음은 계속 훈련장에 있었다.

곧바로 그라운드에 내려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코치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김 감독은 온나손에서 1시간을 달려온 삼성 이철성 BB아크 원장과 장태수 2군 감독의 깜짝 방문에 인사를 받고 담소를 나눴다. 이후 9시40분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2루 베이스에 서서 내야와 외야수들의 수비 훈련을 앞뒤로 지켜본 김 감독은 외야로 먼저 향했다. 김경언을 비롯해 외야수들의 송구 동작을 지적하고 가르쳤다. 약 40분 동안 외야수들의 공을 잡는 동작과 송구 자세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지적했다.
이어 김 감독은 1루 파울지역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마침내 펑고 배트를 집어 들었다. 한화 부임 후 처음으로 김 감독의 펑고 훈련이 시작된 순간. 김태완·김회성·전현태·박한결이 낙점돼 김 감독의 펑고를 받았다. 이어 5분이 지난 뒤 1루에 있던 김태균까지 부름을 받았다.
김 감독은 특유의 강하고 날카로운 펑고를 날렸다. 선수들이 팔을 뻗고 몸을 날리도록 어려운 코스로 공을 보냈다. 펑고를 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 몇 차례 펑고가 선수들의 키 너머로 빗나가자 김 감독은 배트 장갑을 꼈고, 10분 뒤에는 땀이 흘렀는지 모자까지 벗고 펑고를 쳤다.
오전 11시28분에 시작된 김 감독의 펑고는 오후 12시9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41분 동안 펑고를 마친 김 감독은 감독실로 들어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투수들이 있는 불펜 피칭장으로 향했다. 오후 1시40분쯤 뒤늦게 감독실에서 점심식사를 한 김 감독은 오후에 다시 야수들의 수비를 지켜본 뒤 4시가 넘어서는 김회성에게 직접 토스 배팅을 해주며 타격을 지도했다.
김 감독은 "와보니 할 것 투성이"라며 "오랜만에 펑고를 치니까 잘 안 된다. 며칠 있어야 되겠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펑고 훈련에 대해 "순발력을 강조했다. 상체 자세와 볼 핸들링, 다리 움직임도 중요하다. 다리가 움직여야 하는데 손부터 움직이니까 안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훈련은 해질녘을 지나 오후 7시를 넘어서까지 계속 됐다. 김 감독도 끝까지 훈련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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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