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가 가장 바라던 결과를 홈 팬들에게 선물하며 목동에서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멋지게 장식했다.
넥센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9-3으로 대승을 거뒀다. 3일 휴식 후 선발로 나선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우려 속에서도 7이닝 2피안타 1실점 호투한 넥센은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이루고 잠실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
밴헤켄도 밴헤켄이었지만, 이날 넥센이 보유한 강타선은 그 힘을 유감없이 뽐냈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홈런을 4개나 터뜨렸다. 초반부터 막판까지 상황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터져나온 넥센의 홈런에 삼성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특히 3번에 배치된 유한준의 방망이가 신바람을 냈다. 넥센은 1회말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만들어준 것을 포함해 2회말 결정적 승기를 잡는 3점홈런, 7회말 쐐기 솔로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밴헤켄, 타석에서는 유한준이었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택근도 홈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팀이 5-0으로 앞서던 4회말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선 이택근은 배영수를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작렬시켰다. 이전 타석에서 배영수의 공이 빠져 머리 부근으로 오는 볼에 놀라기도 했던 이택근은 홈런으로 복수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들어 타격 기회가 없었던 박헌도도 홈런 레이스에 가세했다. 팀이 8-1로 앞서던 8회말 넥센은 윤석민을 빼고 대타 문우람을 투입했다. 투수가 심창민에서 좌완 차우찬으로 바뀌자 넥센은 다시 우타자 박헌도를 대타로 냈다. 그리고 박헌도는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타석에서 좌월 솔로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기싸움에서도 승리한 넥센이었다.

밴헤케은 완승 흐름을 이끄는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당당히 승리투수가 됐다. 1차전 릭 밴덴헐크와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은 밴헤켄에게 J.D. 마틴은 적수가 될 수 없었다. 밴헤켄은 단 80개의 공만 던지고 7이닝을 소화했고, 투구 수가 적어 다시 3일 휴식 후 7차전 등판도 가능한 상황이다.
밴헤켄을 한계 투구 수까지 쓰지 않았고, 조상우와 손승락을 아낀 것도 수확이었다. 8회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한현희가 9회초 들어 김태완과 박한이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경기 흐름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한현희를 구원한 문성현이 주자를 불러들이는 흠이 있었지만 넥센은 홈 팬들 앞에서 치른 마지막 승부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삼성은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 밴헤켄을 다시 만난다는 부담까지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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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