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KDB생명, 코칭스태프들 의견충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08 21: 29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구리 KDB생명은 8일 구리시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부천 하나외환과 연장 접전 끝에 69-72로 패했다. 3연패를 당한 KDB생명은 시즌 첫 승 달성에 또 실패했다. 하나외환은 2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나란히 2연패로 최하위에 몰린 두 팀의 벼랑 끝 단두대 매치였다. 하나외환은 1쿼터 토마스가 오른쪽 발목을 다치는 악재에도 불구 시종 리드를 지켰다.

3쿼터 후반 하나외환이 점수 차를 벌리자 KDB생명은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안세환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수호 코치가 답답하다는 듯 끼어들어 “감독님 그러지 말고 신정자를 45도에 두고 1 대 1을 시키세요”라며 훈수를 뒀다. 안 감독은 코치의 의견을 참고하지 않고 “그냥 내말대로 해”라며 신정자에게 재차 지시를 했다.
선수들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안세환 감독이 지시를 해도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작전이 수행될 리가 없었다. KDB생명은 4쿼터 종료 48.8초를 남기고 다시 작전시간을 열었다. 안세환 감독이 지시를 하자 신정자가 이견을 보여 토론이 열렸다. 코치들은 또 각자 여러 가지 지시사항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배는 하나인데 사공이 너무 많았다.
하나외환은 분위기가 달랐다. 작전시간이 불리자 선수들과 만나기 전 신기성 코치가 먼저 박종천 감독에게 아이솔레이션(1 대 1 공격)을 하자고 권했다. 박 감독은 이를 수용했다. 코칭스태프끼리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결정한 뒤 선수들에게 지시를 했다. 적어도 선수들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경기 중 코칭스태프들끼리의 의견교환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전술의 최종결정 권한은 감독에게 있다. 다만 비시즌 동안 충분히 준비기간이 있었다. 또 코치와 감독의 역할은 이미 나눠져 있다. 기본적인 전술뼈대를 완성한 상황에서 코칭스태프 사이에 큰 이견이 나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중요한 순간에 코칭스태프가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다.
  
KDB생명은 지난 시즌에도 안세환 감독이 작전을 지시할 때 선수들끼리 이를 무시하고 잡담을 나누다가 논란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 해당 선수는 감독의 말을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세환 감독의 팀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논란에도 불구 안 감독은 올 시즌 다시 KDB생명의 지휘봉을 잡았다. 과연 다시 최하위로 전락한 KDB생명이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하다.
jasonseo34@osen.co.kr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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