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밴헤켄 시리즈? 삼성-넥센의 동상이몽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09 06: 01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가 최소 6차전까지 흐르게 됐다. 5차전과 6차전의 승리 팀이 다르면 시리즈가 최종전인 7차전까지 간다.
4차전까지의 시리즈에서 양 팀 통틀어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단연 넥센의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다. 밴헤켄은 1차전 선발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6이닝 3피안타 2실점해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3일 쉬고 나온 4차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1실점. 염경엽 감독이 “퍼펙트를 할까봐 (투구 수가 많아질까봐) 걱정됐다”고 했을 만큼 훌륭한 피칭이었다.
월드시리즈를 ‘범가너 시리즈’로 만든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밴헤켄도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다. 선발 2경기 포함 3경기에 등판해 21이닝 1실점하고 혼자 2승을 따낸 범가너만큼의 비중을 갖기는 힘들겠지만, 4차전까지의 한국시리즈는 ‘밴헤켄 시리즈’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5차전부터는 무대가 잠실로 바뀐다. 양 팀 모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 “선수들이 잠실에 가면 야구를 잘 한다. 2승 2패니까 2번 먼저 이기면 된다. 열심히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4차전 MVP인 넥센의 3번 유한준도 “우리 타자들이 목동 다음으로 좋아하는 곳이 잠실이다. 공이 잘 보인다고 이야기한다”라고 응수했다.
양 팀 모두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걱정은 있다. 넥센은 선발 매치업에서 삼성에 비해 열세다. 예정대로라면 5차전에 헨리 소사가 등판할 예정인데, 상대 선발인 릭 밴덴헐크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특히 2차전에 부진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크다.
6차전 역시 오재영이 윤성환에 맞서야 한다. 오재영은 3차전 선발로 나와 5이닝 무실점 호투했으나 3일 쉬고 나와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7차전까지 가면 한국시리즈 13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하고 있는 에이스 밴헤켄이 다시 나올 수 있지만, 그 역시 3일 쉰 뒤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되기 위해서는 5차전과 6차전 중 1승은 거둬야 한다.
삼성의 걱정은 7차전까지 갈 경우다. 밴헤켄은 1차전 96개, 4차전 80개로 한계 투구 수보다 적게 던졌다. 7차전에서 밴헤켄을 다시 만나도 삼성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밴헤켄이 마운드에 오르지 않게 하려면 5차전과 6차전 모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이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변수는 2가지(7차전 개최 여부, 밴헤켄의 몸 상태)다. 3일 쉬고 등판하기를 반복할 밴헤켄이 어떤 상태일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삼성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그리고 넥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밴헤켄을 마운드에 올릴 수 있을 때까지 시리즈를 끌고 가려 한다. 서로 다른 상상을 하고 있지만, 양 팀 모두 밴헤켄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밴헤켄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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