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선수들의 희생 정신을 바탕으로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8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7연승 및 12경기 연속 무패(9승 3무)를 달린 전북은 22승 8무 5패(승점 74)를 기록,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 수원 삼성(승점 61)을 제치고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의 리그 우승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전북의 우승은 무엇보다 두터운 선수층에 바탕한다.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과 벤치서 대기하는 선수들의 기량 차가 적은 덕분에 로테이션 시스템이 원할하게 돌아가는 것. 중앙 수비에서는 윌킨슨과 김기희, 정인환, 왼쪽 측면 수비에서는 이주용과 박원재, 이재명, 오른쪽 측면 수비에서는 최철순과 이규로, 공격진에서는 이승기, 이재성, 한교원, 레오나르도, 이상협, 이승현 등이 경쟁을 펼쳤다.

수준급의 선수들이 팀에 많으면 감독 입장에서는 다양한 옵션을 가동할 수 있어서 시즌 운영에 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작용도 존재한다. 선수들의 기량 차가 적은 만큼 출전하지 못할 경우에 불만이 쌓이기 때문이다.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을 병행하면서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최강희 감독도 그 점을 가장 경계했다. 경기 내적인 면에서 팀이 무너진다면 안정시키는 것이 문제가 적지만, 선수들의 불만 등 경기 외적인 면에서부터 팀이 무너진다면 손을 쓸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강희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희생 정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희생은 강요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덕목이 아니다. 그만큼 선수들의 최강희 감독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력 측면에서 희생 정신도 두터워졌다. 공격수들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은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공격 포인트 등 기록적인 면이 중요한 공격수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팀의 승리를 위해 공격수들이 희생해줄 것을 잘 이해시켰다. 최강희 감독의 설득에 기록적인 면을 중시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이해를 하기 시작, 시즌 초반 수비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레오나르도가 적극적인 수비를 펼쳐 전북의 수비를 두텁게 했다.
결국 전북 선수단은 경기 내적인 부분은 물론 외적인 부분에서도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에 감화돼 안팎으로 단단한 팀이 될 수 있었다. 전북이 리그 최다 득점 1위, 리그 최소 실점 1위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최 감독은 "많은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희생에 대해 일희일비를 함께 했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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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