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유격수 기용? 부담 없다" 야신의 미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09 10: 20

"유격수로 만들려고 한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일시 귀국했다. 청와대 강연을 비롯해 남은 개인 일정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산 2군 훈련장에 있는 잔류 선수들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4일 김 감독이 확인하고 5일 오키나와로 넘어온 선수가 3명. 내야수 전현태(28)가 그 중 하나다.
김 감독은 "유격수를 만들어보려고 2명(전현태·박한결)을 데려왔다. 둘 다 유격수로 만들어야지"라며 "전현태는 좋은 것들을 갖고 있다. 발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 살쪄서 그렇지"라고 말했다. 혹독한 훈련으로 조련하면 충분히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실제로 김 감독은 8일 훈련에서도 전현태·박한결에게 직접 펑고를 날리며 수비력을 테스트했다. 김태균·김태완·김회성도 함께 한 펑고 훈련에서 김 감독에게 가장 많은 칭찬을 받았던 이도 바로 전현태였다. 전현태는 김 감독의 빠르고 날카로운 강습 펑고를 타고난 순발력으로 곧잘 잡아냈다. 김 감독은 "오케이! 나이스 플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현태는 유격수 기용에 대해 "신인 때에도 유격수로 팀에 들어왔다. 2군에서도 유격수로 자주 뛰었다"며 "1군이든 2군이든 10년 동안 안 뛰어본 포지션이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다. 유격수를 간다고 해서 부담되는 건 전혀 없다. 시키시는 대로 해야 한다"고 포부를 보였다.
김 감독은 전현태의 다른 것을 보지 않고 수비만 보고 서산에서 오키나와로 불렀다고 한다. 전현태는 "올해 첫 안타를 치고 난 뒤 오른쪽 소지 인대를 다쳐 수술하고 재활했다. 방망이 안치고 수비만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지켜보시더니 오키나와로 가라고 하셨다"고 조금은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부산고 출신으로 지난 2005년 2차 2번 전체 1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우투좌타 내야수 전현태는 1군에서 7시즌 통산 234경기 타율 1할8푼2리 55안타 8홈런 35타점 33도루를 기록 중이다. 매번 감독이 바뀔 때마다 그의 잠재력에 관심을 갖는 지도자들은 많았지만 쉽게 고치지 못했다. 타고난 재능은 뛰어나지만 부정확한 송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이 부분에서 김 감독은 특화돼 있다. 만약 전현태가 유격수로 자리 잡고 출장 기회를 보장 받는다면 빠른 발과 일발 장타력을 두루 갖춰 쓰임새가 넓어진다. SK 시절 혹독한 훈련으로 정근우와 최정 그리고 김강민 등의 수비력을 톱클래스로 끌어올린 김 감독이 전현태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하다. 한화에서 시도하는 첫 번째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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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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