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유한준의 변신, 여유가 반갑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11.09 10: 20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유한준이 실력과 말로 한국시리즈 4차전을 뒤집어놨다.
유한준은 지난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회 1사 3루 결승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2안타(2홈런) 5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유한준은 이번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13타수 6안타(2홈런) 타율 4할6푼2리를 기록하며 양팀 주전 라인업 중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무엇보다 넥센이 지금까지 치른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할 만큼 꾸준하다.

넥센은 올 시즌 3번에 유한준이 들어가면서 타선이 더욱 힘을 받았다. 유한준은 패넌트레이스에서도 시즌 마지막날 생애 첫 20홈런을 달성했고 시즌 말미 폭발적인 타격으로 첫 타율 3할(.316)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은 넥센의 중심타선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그에게 생긴 여유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살아나야 할 선수로 유한준을 지목하며 "기량이 뛰어난 선수인데 한 경기 한 경기에 잘 위축되고 예민해 슬럼프가 긴 스타일이다. 조금만 여유를 가진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유한준 역시 "예전에는 야구가 안되면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는 안타가 없는 기간이 짧고 후반기까지 맹타가 이어졌다. 유한준은 시즌 후반 "이제는 안 좋은 생각은 안 하고 좋은 것만 생각하려고 한다. 야구 외적으로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먹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자신이 찾은 비결을 밝혔다.
그가 여유를 찾자 인터뷰도 달라졌다. 항상 조용히 교과서적인 말을 남기던 그는 4차전 경기 후 '데일리 MVP를 밴 헤켄이 받아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저는 시리즈 MVP를 받겠다"고 답했다. 시리즈 전 기를 줬다는 박정권(SK)에 대해 "이긴 날만 전화하고 진 날은 안 한다"며 짓궂게 말했다.
그는 처음으로 팀 세리머니를 만들기도 했다. 그가 플레이오프 때부터 홈런을 치고 양손으로 하늘을 찌르는 세리머니를 하자 그게 팀의 포스트시즌 '공식' 세리머니로 자리잡았다. 그는 "원래 그런 것을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포스트시즌이고 이제 제가 고참이라 분위기를 좀 띄우고 싶었다. 다행히 호응이 좋다"며 웃었다.
야구는 '멘탈 싸움'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유한준의 달라진 마음가짐이 그의 야구와 그를 둘러싼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한때 "인터뷰를 하면 그날 야구가 꼬인다"던 그는 4차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도 좋은 성적을 냈다. 유한준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야구 스타일'에 그도 웃고 팀도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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