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선수들이 잠실에서 잘 합니다". "저희는 목동 다음으로 편한 곳이 잠실입니다".
이제 한국시리즈가 양팀의 홈 구장을 떠났다.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는 양팀 홈구장에서 각각 2경기 씩 4경기를 마치고 5차전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양팀의 시리즈 전적은 2승2패. 최소 6차전까지 열리는 만큼 잠실에서의 대결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양팀의 자신감은 높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4차전 패배 후 잠실 경기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잠실에 가면 야구를 잘 한다. 잠실에서 끝내야 하는데 2승2패니까 2번 먼저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계속해서 잠실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한국시리즈 3연속 우승 감독의 자신감은 남달랐다.

그러나 넥센의 기세도 강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류 감독의 말에 대해 "저희 선수들도 잠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투수들이 잠실을 편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4차전에서 5타점을 쓸어담은 유한준 역시 "저희가 목동 다음으로 편한 곳이 잠실구장"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단 양팀의 올해 잠실구장 성적에서는 넥센이 앞선다. 넥센은 올해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와 치른 잠실 경기에서 10승6패를 기록했다. 염 감독의 말대로 투수들이 시즌 팀 평균자책점(5.25)보다 낮은 3.52의 평균자책점으로 잠실을 지배했다. 넥센은 LG와의 플레이오프 3,4차전을 잠실에서 모두 이겼다. 반면 삼성은 잠실에서 5승11패를 기록했다. LG에 2승6패, 두산에 3승5패를 당했다.
타격 면에서도 넥센이 조금 유리하다. 넥센은 올해 잠실구장에서 팀타율 2할8푼5리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넓은 구장임에도 16경기 13홈런을 합작했다. 삼성 역시 12홈런의 강타선을 갖췄으나 2할5푼7리의 팀타율로 9개 팀 중 잠실구장 성적이 가장 낮았다.
문제는 이 두 팀이 잠실에서 LG, 두산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잠실구장의 성적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올해 두 팀은 시즌 8승1무7패로 삼성의 근소한 우세였다. 삼성은 올해 넥센 상대 팀타율 3할2푼1리를 자랑했다. 넥센은 삼성 투수 상대 2할7푼3리로 약했다. 양팀의 '잠실 빅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LG의 플레이오프 3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