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준이 등장하면 '진짜 사나이'에는 어김없이 슬픈 BGM이 깔린다. 눈물을 머금은 듯 슬픈 눈,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만 같은 표정은 묘하게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임형준은 지난 9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유준상, 육성재와 함께 오뚜기 부대에 전입, 원년 멤버인 김수로, 서경석, 샘 해밍턴, 헨리, 케이윌을 만났다. 임형준은 이날 자기 소개 당시부터 "방위 출신이다"라며 서글픈 목소리를 냈고 제작진은 슬픈 배경 음악을 낮게 깔았다.
임형준은 "18방위 출신이기 때문에 현역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밝혔으나, 이내 슬픈 눈으로 응시했다. 가느다랗게 떨리는 그의 목소리는 방위라는 단어와 맞물려 묘하게 웃음을 자아냈고, 김수로와 서경석 역시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임형준의 모습에 웃음을 꾹 참는 모습을 보였다.

임형준은 '진짜 사나이'를 통해 그간 많은 작품에서 보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반전 매력을 보였다. 중년에게서 모성애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간 작품 속에서 강인한 인상을 보였던 임형준은 군대 안에서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선임들에게 기가 죽어 입맛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
게다가 체력적으로도 많은 한계를 보여 짠함을 더욱 높였다. 그는 장병들의 체력 훈련을 위해 거대한 고무바퀴를 지탱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이내 장병들의 힘에 의해 바퀴가 넘어졌고, 이를 제대로 들지 못하며 낑낑대는 모습으로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이 장면에서 역시 슬픈 배경 음악은 빠지지 않았다.
시종일관 힘 없고 슬픈 얼굴을 한 임형준이지만, 의욕은 항상 불탔다. 의욕만큼 따라주지 않는 체력이기에 더욱 웃기면서도 슬펐다. 임형준만이 가진 묘한 매력이었다. 이날 임형준은 선임들 앞에서 개인기 시간이 주어지자, 박진영 모창을 선보이며 예상 밖의 웃음을 선사했다. 물론 슬픈 얼굴이라 더욱 시선을 끌었다.
반짝이는 슬픈 눈망울을 가진 임형준이 비춰질 때마다 애잔한 BGM을 깐 것은 제작진의 센스가 빛나는 대목. 40대에게서 노련함보다는 엉성하고 애잔한 모습을 꺼내보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임형준은 이번 오뚜기 부대 이후 육성재와 함께 원년 멤버들과 한 번 더 촬영에 임한 상황. 40대의 애잔한 이병이라는 캐릭터를 얻은 임형준이 오뚜기 부대는 물론 앞으로 더욱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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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