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프로야구(ABL)에서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 중인 구대성(45, 시드니 블루삭스)이 경기 중 퇴장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구대성은 지난 9일 호주 캔버라의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열린 2014~2015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와의 경기에서 팀이 7-3으로 앞서던 8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등판했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실점했고, 스트라이크존을 놓고 심판과 언쟁을 벌이다 퇴장을 당하는 일까지 겪었다.
등판했을 당시에는 팀 승리가 굳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이날 이전까지 구대성은 3경기에 등판해 3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 1개를 올리고 있었을 만큼 페이스가 좋았다. 하지만 이날은 적시 2루타만 2개를 허용하는 등 퇴장 당하기 전에 이미 2점을 내준 상태였다.

퇴장이 일어난 상황은 2실점 이후였다. 여전히 팀은 7-5로 앞서고 있었고, 구대성은 1사 2루에 미치 월딩을 만나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으로 월딩을 내보냈다. 마지막 공이 볼로 선언되자 구대성은 주심에게 다가가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는 것을 강조하듯 홈플레이트 위를 손으로 그었다. 그러자 주심은 퇴장을 명했다.
퇴장 명령이 떨어진 뒤에도 구대성은 잠시 양 팔을 펼쳐 보이며 이해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손에 쥐고 있던 공을 그대로 포수 뒤쪽 관중석 방향으로 힘껏 던지고는 유유히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갔다. 다시 진행된 경기에서 시드니는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7-5로 승리했다.
구대성은 지난 2010년 은퇴한 뒤 호주로 건너가 현역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에서 레전드였던 구대성은 호주에서도 레전드로 통한다. 호주에서 프로리그가 처음 출범한 2010~2011 시즌 12세이브로 초대 구원왕에 오른 구대성은 2011~2012시즌 8세이브, 2013~2014 시즌 11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추가했다. 불혹을 넘기고 호주에 왔지만 4년 동안 3번이나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다.
호주에서의 통산 기록도 3승 7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26으로 훌륭하다. 이전에 한국에서는 67승 71패 21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85의 기록을 찍은 구대성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선발로도 활약하며 통산 24승 34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승패와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3.91로 자신의 족적을 남겼다.
한편 메이저리그 지원을 받아 출범한 호주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75%를 투자하고 관리하는 해외 윈터리그 성격으로, 유망주 집중 육성과 기량 향상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6개 팀이 정규시즌을 치른 뒤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승자는 정규시즌 우승 팀과 챔피언십 시리즈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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