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셨다. 그런 배려가 좋았다."
신형민(28)이 전북 현대의 우승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신형민은 지난 8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신형민은 제주와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만들어 전북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7연승 및 12경기 연속 무패(9승 3무)를 달린 전북은 22승 8무 5패(승점 74)를 기록,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 수원 삼성(승점 61)을 제치고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의 리그 우승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신형민은 이번 시즌 초에는 전북 소속이 아니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자지라서 뛰고 있었다. 지난 여름 알 자리라와 계약이 만료된 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신형민은 군입대를 위해 K리그 복귀를 타진한 끝에 전북과 인연을 맺게 됐다.
신형민은 "전북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우승을 거둘 수 있게 만들어서 기분이 좋다. 군대도 후련하게 갈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하며, "전북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께서 합류 이후 처음 주문하신 것이 중원에서 힘이 부족한데 그런 면을 보여달라고 하셨고, 그 점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해서 능력을 보여줬고, 공격진도 쉽게 골을 넣은 것 같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뒤늦게 전북에 합류했지만 신형민은 자신의 맡겨진 역할 이상을 소화하며 전북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북이 신형민이 뛰기 전 리그 12경기서 6승 3무 3패를 기록했지만, 이후 23경기서 16승 5무 2패를 기록한 점을 보면 신형민의 합류가 전북에 큰 힘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형민이 전북에 빠르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에 대해 신형민은 "감독님께서 특별한 이야기를 하시지 않았다. 그저 내가 경기장에서 편히 뛸 수 있도록 믿고 맡겨주셨다. 그런 배려가 좋았다. 덕분에 선수들과 호흡은 힘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형민은 우승의 고비처로 지난달 26일 열린 수원 삼성과 홈경기를 꼽았다. 스플릿 직전에 열린 마지막 경기로, 전북은 이날 경기서 2위 수원을 1-0으로 물리쳐 선두 자리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신형민은 "스플릿 이전의 경기가 다 힘들었다. 그러나 수원전이 가장 고비였다. 그 경기가 잘못됐다면 우리는 쫓기는 입장이 됐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경기를 잘해서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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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