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야구’ 양상문, LG 2015시즌 이미 시작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1.10 06: 22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시즌 중 경기가 없는 날에도 야구장을 찾는다. 중·고교야구부터 대학리그까지 시간 나는 대로 아마추어 경기를 지켜본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성장세를 확인하고, 학생 야구의 흐름을 파악한다. 
일례로 양 감독은 2014시즌 도중 고교야구에 대해 “몇 년 전만하더라도 우투좌타 야수 일색이었는데 최근에는 많이 탈피한 것 같다. 다행이다”고 하면서도 “투수들이 지나치게 여러 가지 변화구를 던지는 경향이 있다. 어린 나이에 변화구 한두 가지를 완벽하게 익히기도 쉽지 않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것저것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다 던지더라. 결국 프로에 오면 다시 배워야한다”고 아쉬움도 전했다.
사실 프로야구 감독에게 시즌 중 휴일은 많아야 일주일에 한 번이다. 그만큼 프로야구 감독이 휴일에 아마추어 야구를 직접 지켜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양 감독에게 휴일에도 항상 야구장을 찾는 이유를 물은 적이 있었다. 당시 양 감독은 “마음이 편하면 쉬는 것 아닌가”라고 웃었다. 짧은 한 마디였지만, ‘야구는 업무 이전의 인생’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양 감독에게는 없으면 안 되는 공기가 야구고, 즐거움도 야구다. 영원한 배움의 장 역시 야구다. 실제로 양 감독은 야구를 시작한 후 한 번도 야구와 떨어지지 않았다. 프로 은퇴 후 곧바로 코치로 나섰고, 유니폼을 벗었을 때에는 해설위원을 했다. 양 감독의 야구인생 40여년 중 공백기는 단 한 순간도 없었다.  
LG의 2014시즌은 끝났지만, 양 감독은 이미 2015시즌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31일 플레이오프 4차전이 올해 LG의 마지막 야구였다. 그런데 양 감독은 불과 3일 후 도미니카행 비행기에 올랐다. 내년 LG의 전력향상을 위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선수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보통은 스카우트가 하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양 감독은 유지현, 강상수 코치와 함께 영입 후보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첫 날부터 비가 오면서 1순위였던 경기가 취소되자 곧바로 장소를 옮겨 다른 경기를 관람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는 6개 팀으로 이뤄져있고, 매일 3경기가 열린다. 양 감독과 두 코치는 정신없이 야구장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구축하는 중이다. 
타지에서 힘든 업무를 하고 있으나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양 감독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밝았다. 양 감독은 “3, 4경기 정도 봤는데 이제 슬슬 눈에 띄는 선수들이 나온다. 이름도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유형의 선수를 보는 게 양 감독에게는 즐거움이자 새로운 과제였다. 
1년 전 이 시기 같은 장소에서 삼성과 KIA 스카우트는 각각 나바로와 어센시오를 지켜봤고,  둘을 새 외국인선수로 낙점했다. 어센시오는 KIA에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으나, 나바로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2014시즌 삼성의 최대 약점으로 보였던 2루수와 리드오프 문제를 나바로가 모두 해결했다. 한국시리즈서도 나바로의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나바로는 타율 3할3푼3리 3홈런 5타점으로 괴력을 과시 중이다.  
양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양 감독은 “원래 도미니카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물론 리즈를 보러온 것도 있지만, 작년에 도미니카에서 뛰다가 한국에 와서 성공한 선수가 있는 만큼, 투수 야수 모두 폭넓게 보려고 여기에 왔다”고 했다. 양 감독 서둘러 도미니카에 간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양 감독은 오는 19일에 한국에 귀국, 곧바로 일본 고치에서 열리고 있는 마무리캠프에 합류한다. 매일 차명석 총괄 코치와 전화통화 및 이메일을 통한 리포트를 주고받고 있지만, 신예 선수들의 성장세 또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고 한다.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나고 “LG를 정말 좋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 좋은 팀을 만들어서 내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5할 이상을 달리도록 하겠다”던 양 감독의 다짐은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해 LG는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 진출, 마침내 암흑기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 보강은 미미했고, 2014시즌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전임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양 감독의 대반전이 없었다면, LG는 1년 만에 다시 끔찍한 겨울을 보냈을 것이다.
양 감독을 필두로 현장은 어느 팀보다 바쁘게 뛰고 있다. LG가 정말 강해지기 위해선 이번에는 프런트도 현장과 발을 맞춰야 한다. 한국시리즈 종료 1주일 후에 FA 시장이 열리고, 2주일 후에는 KT 20인외 지명자 명단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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