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을 잡는 팀이 한국시리즈 트로피에 가까워진다.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3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팀 자리(1985년 삼성 전후반기 통합 우승)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은 전무후무한 4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넥센은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역사적인 맞대결. 그만큼 승자를 가리기도 힘든 시리즈다.
1차전에서 넥센이 이겼으나 2,3차전을 삼성이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넥센이 4차전에서 삼성을 꺾으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결국 트로피는 양팀 홈 경기를 떠나 잠실에서 그 주인이 정해지게 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바로 잠실 첫 경기인 5차전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승2패로 원점이 된 뒤 5차전에서 이긴 팀(무승부 포함된 경우 제외)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7번 중 5번(71.4%)다. 특히 1996년 해태(4승2패) 이후로 5번 연속 5차전 우승팀이 트로필을 들어올렸다. 현대 야구로 올 수록 분위기 싸움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숫자의 문제를 떠나 양팀에 5차전은 매우 중요하다. 삼성은 에이스 릭 밴덴헐크가 나오는 5차전을 이긴다면 6차전에서 투수를 총동원해서라도 일찍 끝낼 수 있다. 7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을 만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삼성은 지난해 1승3패의 위기에서도 5차전부터 반전 드라마를 시작한 좋은 기억이 있다.
넥센 역시 5차전이 중요하다. 2차전에서 부진했던 헨리 소사가 각성해 5차전을 이끌어준다면 6차전에 나서는 부담이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5차전을 내준다면 밴 헤켄이 나오는 7차전까지 어떻게든 끌고 가야 하지만, 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경기 경험이 적은 넥센이 1패만 해도 탈락하는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우려사항이다.
5차전의 키포인트는 잠실이다. 양팀 투수들이 넓어진 잠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가 경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넥센은 잠실에서 10승6패, 삼성은 5승11패를 기록했으나 이는 두산, LG를 상대해 얻은 결과다. 두 팀의 잠실 맞대결은 사상 처음. 입을 모아 "우리는 잠실에서 강하다"고 외친 양팀. 잠실은 어느 팀의 기도를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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