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고참 3인방, 쉬는 날에도 훈련 '솔선수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10 10: 00

쉬는 날에도 훈련은 멈출 수 없었다. 한화 야수진의 고참 3인방이 휴일도 반납하고 훈련에 몰두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일본 오키나와에 마무리캠프를 차린 한화는 지난 9일일 공식적으로 휴일이었다. 오전에 2시간 훈련한 7명의 투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과 몇몇 야수들이 훈련하지 않고 하루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대부분 야수들을 하루 종일 훈련시키며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놀라운 건 고참 선수들이 쉬는 날까지 나와 훈련을 하며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데 있었다. 오후 4시에 최고참 조인성과 간판스타 김태균·정근우가 나란히 훈련장에 도착해 훈련에 돌입한 것이다.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로 하루 정도는 푹 쉴 수 있었지만 조인성·김태균·정근우는 훈련 도장을 찍었다.

세 선수는 훈련장에 도착하자마자 3개의 배팅케이지를 나눠서 타격을 시작했다. 고참들이 앞장서 훈련을 하자 배팅케이지의 옆과 뒤에서 티배팅을 하고 있던 후배들도 이를 더 악물고 배트를 돌렸다. 김성근 감독 역시 조인성의 타격을 직접 지도하며 좋은 타구가 나올 때 "그래, 그거야"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SK 시절 5년을 함께 한 정근우와는 마지막에 1대1로 붙어 직접 토스 배팅을 올려줬다. 정근우도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김 감독이 올려주는 공을 힘차게 받아쳤다. 훈련을 모두 마치고 정근우와 김 감독은 함께 허리 숙여 땅에 떨어진 공을 박스에 주워 담았다. 감독과 고참들부터 하나가 돼 움직였다.
원래 1군 주력으로 활약한 고참 선수들은 마무리 캠프에서 제외되는 게 일반적이다. 한 시즌 동안 경기를 많이 뛴 만큼 피로를 푸는 시기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 부임과 함께 조인성은 개인적으로 잡아놓았던 훈련 일정을 바꿨고, 가족들과 여행을 계획했던 정근우도 주저 않고 취소했다. 김태균도 데뷔 초창기 시절 이후 거의 10년 만에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게 됐다.
고참 선수들부터 열외 없이 유니폼 흙투성이가 돼 땀을 흘리니 후배들이 따라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 머리를 짧게 꺾고 나타난 것도 이들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고참들부터 의식이 바뀐 게 보인다. 하기 싫으면 안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고 하는 것이 바뀌어 보겠다는 의식의 변화"라고 반겼다.
최고참 조인성은 "우리가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그만큼 성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한다. 좋은 게 앞에 보이는데 돌아갈 수 없지 않나. 당장은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앞에 그림이 그려지니까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태균도 "우리팀을 잘 만들기 위해 (김성근) 감독님이 오셨다. 나를 포함해 (조)인성이형이나 (정)근우 같은 고참 선수들이 같이 와서 해줘야 후배들도 더 따르고 의욕이 생길 것이다"고 거들었다.
고참 3인방이 있어 한화 마무리캠프도 어느 때보다 밀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김 감독은 "어른이 된 것 같다"며 내심 흡족해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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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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