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임경완 활용법 "가득염처럼 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10 06: 29

"가득염처럼 만들어야지".
한화 김성근 감독이 부임 후 처음으로 데려온 선수가 바로 베테랑 사이드암 임경완(39)이다. 임경완은 지난 5일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한화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아직 11월이라서 정식 계약은 맺지 않고 테스트 명목으로 왔지만, 사실상 한화 선수가 돼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임경완의 영입은 의외의 움직이었다. 임경완은 최근 3년 동안 SK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으며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노장이다. 스스로도 마음속으로 조금씩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김 감독은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손을 내밀었다. 김성근 감독에게 임경완은 충분히 만들어 쓸 수 있는 투수였다.

김 감독은 임경완에 대해 "뒤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경험이 많은 투수"라며 "(최근에 부진했던 것은) 경기에 안 써서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SK에서 은퇴 직전에 롯데에서 데려와 수년간 중간계투로 잘 활용한 좌완 가득염 사례를 들었다. 김 감독은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두산 투수코치로 재직하고 있는 가득염은 2006년 시즌을 마친 뒤 롯데에서 SK로 팀을 옮겼다. 롯데에서는 은퇴 종용을 받았고, 전력 외 통보를 받아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SK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 만 37세. 2006년 63경기 3승3패11홀드 평균자책점 5.06으로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38세가 된 노장 가득염을 SK로 데려와 좌타자 원포인트 릴리프로 잘 썼다. 2007년 가득염은 67경기에서 1승12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SK의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2010년 만 41세까지 그는 김 감독과 SK에서 4년을 더 뛰며 현역 은퇴할 수 있었다.
은퇴 직전의 가득염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경험이 있는 김 감독에게 임경완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전통적으로 한화는 잠수함 계열 투수가 부족했고, 불펜에 문제를 안고 있었다.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더라도 짧게 짧게 요소에 활용하기에 임경완만한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를 구하기 어려웠다.
임경완도 각오가 대단하다. 그는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며 "오키나와로 올 때 공항에서 마침 두산 마무리캠프를 출발하던 가득염 코치님을 만났었다. 롯데에서 선수와 코치로 함께 한 분이다. 롯데 코치 시절부터 가 코치님이 김성근 감독님 연습 스타일을 많이 이야기하셨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고생해'라고 하셨다"고 웃었다. 그는 "나도 가 코치님처럼 감독님과 함께 마지막을 잘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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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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