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왠지 더 무서운 천재타자 박석민의 침묵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10 10: 10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박석민에게 2012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타율 3할1푼2리에 23홈런 91타점으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으니 더할나위 없는 시즌이었다.
그렇지만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박석민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4번 타자로 시리즈를 시작했지만 5차전까지 14타수 1안타, 타율 7푼1리라는 지독한 타격부진에 시달렸다. 갈비뼈 실금부상을 당한 게 화근이었다. 그리고 6번으로 타순이 밀린 6차전에서 박석민은 1-0 근소한 우위를 지키고 있던 4회 마리오 산티아고를 상대로 결정적인 투런포를 뽑아냈다. 그 홈런 한 방으로 삼성은 공격에 막힌 혈이 뚫려 대거 6득점에 성공했고 삼성은 우승컵을 안았다.
그로부터 2년, 박석민은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타율 3할1푼5리에 27홈런 72타점으로 데뷔 후 가장 많은 홈런을 친 박석민은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침묵하고 있다. 4차전까지 13타수 1안타 2볼넷, 타율 7푼7리다. 2년 전이 갈비뼈 부상이었다면 올해는 옆구리 부상에서 막 회복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수비까지 마음 먹은대로 안 된다. 2012 한국시리즈에서는 타격은 부진해도 수비에서만큼은 물샐 틈이 없었지만, 올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송구실책까지 범했다. '믿음의 야구'를 밀어붙이는 류중일 감독도 5회 박석민을 교체하며 배려를 해줄 정도였다.
5번 타자 박석민이 침묵하자 삼성 공격도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75점 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2차전에서 7득점을 올렸을 뿐, 1차전 2득점 3차전과 4차전 3득점이다.
아무리 안 맞아도 박석민은 여전히 선발 출전할 예정, 류중일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에도 "박석민을 계속해서 출전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조동찬, 김태완 등 백업자원이 있지만 박석민이 살아나야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류중일 감독의 믿음이다.
박석민이 2년 전 부진탈출포를 날렸던 것도 잠실구장이었다. 이제 삼성은 5,6,7차전을 잠실구장에서 치른다. 박석민이 좋은 기억을 되살려 살아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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