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브라질 전사들, 슈틸리케 감독에게 재평가 받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10 09: 01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주역들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다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 50분 인천공항을 통해 요르단 암만으로 출국한다. 현지 적응을 마친 대표팀은 오는 14일 요르단과 평가전을 갖는다. 슈틸리케호는 이어 다음 날 이란으로 이동해 18일 숙적 이란과 결전을 치른다.
김승규(24, 울산), 정성룡(29, 수원), 차두리(34, FC 서울) 등 K리거들과 김영권(24, 광저우 에버그란데), 김민우(24, 사간 도스) 등 중국 및 일본에서 뛰는 해외파들은 10일 다함께 인천에서 요르단으로 떠난다. 유럽파들은 현지에 직접 소집된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원정을 통해 무엇을 얻을까. 

▲ 박주영과 이근호의 첫 인상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희비가 엇갈린 박주영(29, 알 샤밥)과 이근호(29, 엘 자이시)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첫 선을 보인다. 박주영은 브라질 월드컵의 부진으로 국민적 원성을 받았다. 반면 이근호는 러시아전 선제골로 일약 국민스타가 됐다. 월드컵 이후 두 선수는 나란히 중동무대에 데뷔해 골맛을 봤다. 이번 중동원정에서 슈틸리케는 두 선수를 시험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직접 본 활약상을 근거로 선수들을 평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브라질 월드컵이 앞으로의 대표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주영이 실망할 필요도 없고, 이근호가 유리한 점도 없다. 이동국과 김신욱의 부상으로 두 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칠 기회를 잡았다. 모든 것은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 구자철, 주장 완장 되찾을까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았던 구자철도 이번이 슈틸리케 앞에서 뛰는 첫 경기다. 구자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주장 완장은 기성용이 물려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필드플레이어를 주장으로 세운다는 원칙을 세웠다. 공수를 조율하는 기성용이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주장으로 제격이었다.
돌아온 구자철은 중원에서 공격력을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자철은 슈틸리케호에서 황태자로 떠오른 김민우, 남태희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분데스리가에서 뛴다고 해서 특별한 이득은 없다. 역시 실력으로 증명을 하는 것이 맞다.
▲ 프리미어리거로 자리 굳힌 윤석영
브라질 월드컵에서 윤석영은 박주영, 정성룡과 함께 가장 많은 욕을 먹었다. 퀸스 파크 레인저스에서 벤치만 지켰지만 최종멤버로 선발됐기 때문이었다. 홍명보 전 감독의 ‘의리 축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았던 선수다.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이번 중동원정에서 윤석영은 김진수의 부상 낙마로 기회를 얻었다.
최근 윤석영은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프리미어리거로 물오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적인 빅클럽 공격수들을 잘 막아내며 수비능력을 입증했다. 윤석영이 소속팀에서처럼만 해준다면 대표팀의 왼쪽 수비수 자리를 잘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다시 시작된 김승규 대 정성룡
브라질 월드컵 이후 김승규 대 정성룡의 대결구도가 펼쳐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2연전을 함께 할 멤버로 정성룡을 선발했다. 원정경기서 혹여 골키퍼가 부상을 입게 되면 대체자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3명을 뽑았다. 슈틸리케는 정성룡에 대해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상처를 씻고 최근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선발이유를 설명했다.
K리그에서 수원과 울산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순위경쟁을 하고 있다. 중요한 시기에 간판 수문장을 국가대표로 내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김승규와 정성룡은 부담감을 안고 중동원정을 떠나게 됐다.
▲ 슈틸리케 2기 소집 명단 22인
FW : 박주영 이근호 조영철
MF : 한교원 김민우 구자철 남태희 한국영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DF : 장현수 김창수 김영권 곽태휘 윤석영 홍정호 차두리 박주호
GK : 김승규 김진현 정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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