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박형철의 별명은 왜 ‘독사’가 됐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10 09: 53

이적생 박형철(27, SK)의 별명은 ‘독사’다. 사연이 있다.
서울 SK는 9일 오후 4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전주 KCC를 74-60으로 물리쳤다. 8승 4패의 SK는 단독 4위를 유지했다. 주전가드로 나선 박형철은 8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박형철은 종료직전 김태술의 슛을 막아내더니, 쐐기 3점포까지 터트려 만점 활약을 했다. 이날 김태술은 5점, 2어시스트로 평소보다 부진했다.
박형철은 끈질긴 수비 등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공헌이 더 많았다. 특히 김태술을 화장실까지 따라갈 기세였다. 한 번 깨문 상대를 놓치지 않는 박형철의 모습은 정말 독기를 품은 ‘독사’ 같았다. 이날 SK는 별명 유니폼을 올 시즌 처음 선보였다. 4번을 달고 나타난 박형철의 별명은 ‘독사’였다. 사연이 있었다.

박형철은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LG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포인트가드를 뜻하는 ‘1번’ 유니폼을 달고 뛰었다. 그만큼 구단에서도 기대치가 높은 선수였다. 연세대시절까지만 해도 경희대 박찬희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촉망받는 장신가드였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프로 첫 2년 동안 박형철은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정통가드가 아니면서 2번을 보기에는 키가 작다는 단점이 더 부각됐다.
상무에서 심기일전한 박형철은 지난 달 27일 정성수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SK에는 이미 김건우가 1번을 달고 있었다. 이적생이 후배의 번호를 염치없이 뺏을 수도 없는 상황. 박형철은 4번을 달았다. 부정적 의미 때문에 선수들이 선호하지 않는 번호다.
SK 관계자는 “유니폼 별명을 뭐라고 할까 물었더니 형철이가 ‘독사’로 해달라고 하더라. ‘독기 품은 4번’이란 의미”라고 귀띔했다. 김태술을 물고 늘어지는 박형철은 정말 별명 그대로였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형철이 수비하는 것 보셨냐”면서 싱글벙글이었다.
프로는 냉정한 세계다. 아마추어에서의 명성은 의미 없다. 독한 놈이 살아남는다. 연습도 지독하게 하고, 실전은 더 혹독하게 뛰어야 된다. 순했던 박형철이 독종으로 변신하는데 꼬박 4년이 걸렸다. 독을 품을 대로 품은 독사에게 한 번 물리면 누구든 죽는다. 박형철의 다음 경기가 벌써 기다려진다.
jasonseo34@osen.co.kr
SK 페이스북.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