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노우진 일베 인형, 몰랐어도 실수여도 ‘충격’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11.10 15: 23

온가족이 즐겨 보는 KBS 2TV ‘개그콘서트’가 일베 논란에 휘말려 충격을 안겼다. 우익 보수 성향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렛잇비’(이동윤 노우진 박은영 송필근) 무대에 등장한 것. 이는 시청자들의 항의와 원성으로 이어지면서 ‘개콘’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9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코너 ‘렛잇비’에서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와 이동윤의 합성 사진에 일베 인형인 ‘베충이’가 등장했다. 특정 지역과 인물을 원색적으로 조롱하는 이 사이트의 특성 상, 이 사이트의 마스코트격 캐릭터인 ‘베충이’의 등장은 많은 시청자를 기함하게 했다. 특히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노우진은 일베 인형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 이번 일로 인한 애꿎은 오해로 상처 입고 있다.
이에 ‘개콘’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정치성향을 표방하는 커뮤니티의 상징이 나왔지만 이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소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면서 “어떤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킨 점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 추후에도 이런 부주의로 인한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MBC, SBS도 방송에 조용히 스며든 일베 콘텐츠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받은 바 있다. 앞서 SBS는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일베를 상징하는 OO대학 마크가 등장해 논란을 자아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내보내고, XX대학 마크를 변조된 일베 마크로 사용해 물의를 빚었던 SBS의 잦은 실수는 시청자를 들끓게 했던 것. MBC 또한 일베에서 배포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합성사진을 방송에서 사용한 아침 프로그램 '기분 좋은 날'의 책임자를 교체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일베와 관련한 논란은 해당 방송이 의도하지 않게 이들의 콘텐츠를 내보내면서 방송사고급 파장을 일으킨다는 데 문제가 있다. 특정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네티즌이 모인 집단을 상징하는 인형까지 방송에 등장하면서 중립을 지켜야 할 방송가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일베 관련 콘텐츠들은 정교한 합성 실력으로 언뜻 봐서는 원본과 구분되지 않는 형태를 지니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능적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는 일베 콘텐츠를 걸러내려는 방송가의 노력이 보다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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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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